CCTV./사진=머니투데이
CCTV./사진=머니투데이

“주인님, 실내공기가 탁하니 퇴근하시기 전까지 창문을 열어 환기해둘게요.”
“주인님, 오늘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날입니다. 제가 처리해놓겠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이런 똑똑한 인공지능(AI)을 가사도우미처럼 부리는 아파트에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이미 일부는 우리의 일상이 됐다.

최근 짓는 브랜드아파트들은 저마다 새로운 사물인터넷(IoT)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런 ‘스마트아파트’는 실내공기의 상태를 점검해주고 출근준비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외부활동을 하며 스마트폰앱으로도 전기·가스를 차단하는 게 가능하다.


아파트의 IoT서비스가 생활에 가져다준 편리함은 미래영화에서 나오던 장면들과 유사하다. 자녀를 키우며 회사에 다니는 워킹맘 박지은(가명)씨는 “집안 CCTV를 통해 아이를 지켜보고 직접 통화도 가능해 마음이 놓인다”며 “앞으로 보안 관련 서비스가 더 강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아파트들은 외부손님 방문 시 스마트폰으로 알리거나 낯선 사람이 CCTV에 찍히면 경고해주는 보안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서비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얼마 전 SNS에서는 아파트 보안시스템에 대한 불만의 글이 게재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단지아파트를 방문할 때마다 경비원이 경계하는 말투로 방문 목적을 밝히라고 해 마치 불청객이라도 된 듯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CCTV가 낯선 외부사람을 촬영해 저장까지 한다는데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도 그런 아파트에 산다면 방문하고 싶지 않더군요.”

아파트 내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상한 사람이나 범죄 의도가 있는 침입자를 차단하는 데 이런 서비스가 효과적일 수 있는 반면 외부인에게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CCTV가 외부인을 촬영하는 것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있어보이고 실제 범죄 의도가 있는 침입자를 찾아내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택배나 음식배달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기사에게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사용을 금지해 도덕적 해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