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한 마천루, 불야성을 이룬 쇼핑거리. 도회적 이미지에 익숙한 홍콩이 트레킹 코스를 내세워 보다 건강하고 다채로운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세계 최고의 트레일(드림 트레일 20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글로벌 지오파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하거나 도심야경을 완상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양하다. 또 난이도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 가벼운 도보여행이나 장거리 완보를 즐길 수 있다. 지난 3월 홍콩의 곳곳을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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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트레일 빅토리아 피크 인근 '루가드 로드'서 바라본 홍콩 야경. /사진=박정웅 기자 |
론리 플래닛 등 해외 여행매체가 강조했듯 홍콩에는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트레일이 있다. 건강과 힐링을 위해 트레일을 찾는 홍콩인이 많다. 해외여행객도 트레일에 관심을 갖는 추세다. 미식, 쇼핑, 나이트라이프와 같은 홍콩의 기존 여행콘텐츠에 트레킹과 같은 '액티비티'를 추가해 여행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정적인 관광에서 동적인 여행으로 변모하는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내로라하는 국내 도보여행객이나 커뮤니티도 홍콩을 여러 차례 찾았다. 홍콩이라는 높은 여행 브랜드에 국내 도보여행 붐이 결합한다면 일본 큐슈 올레처럼 홍콩 트레킹 열풍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홍콩·란타우·맥리호스·윌슨 '4대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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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트레일 8구간 '드래곤스 백'을 오르는 트레커들. /사진=박정웅 기자 |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컨트리 트레일이 엮여 있기 때문에 편의상 4대 트레일로 불러도 좋겠다. 4대 트레일은 도로의 간선, 컨트리 트레일은 지선 격이다. 코스 이정표에서 이같은 네트워크를 읽을 수 있다. 4대 트레일은 트레일 영문 첫 이니셜인 H(홍콩), L(란타우), M(맥리호스), W(윌슨)로 표기했다. 컨트리 트레일은 트레일명과 함께 이니셜 C로 길을 안내한다.
이중 홍콩 트레일은 약 50㎞ 8구간으로 구성됐다. 간편한 차림으로 가볍게 걷는 코스다. 대표적인 구간은 홍콩배우 주윤발 등 유명인이 찾는다는 드래곤스 백과 도심조망이 압권인 루가드 로드다. 홍콩 도심서 가깝고 코스가 평이해 찾는 이들이 많다. 드래곤스 백은 남중국해 조망권이다. 섹 오 비치와 빅 웨이브 비치서 수영, 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루가드 로드는 120년 역사의 트램(빅토리아 피크 트램) 체험과 스카이테라스 전망이 있다.
란타우 트레일은 약 70㎞ 12구간으로 이뤄졌다. 국립공원으로서 개발의 때를 덜 탄 곳이다. 맑은 날엔 마카오도 바라볼 수 있다. 옹핑 케이블, 포린사, 청동좌불, 지혜의길 등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홍콩서 두 번째 높다는 평웡산(鳳凰山·934미터)을 오르는 것도 좋다. 이외에 디즈니랜드, 퉁청 아웃렛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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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리호스 트레일 1구간. 멀리 롱 케 해변이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윌슨 트레일은 구룡반도를 남북으로 잇는 78㎞ 코스다. 가파른 절벽과 그늘 없는 구간이 많아 체력을 요한다. 바이올렛 힐과 더 트윈즈는 경사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홍콩 트레일과 란타우 트레일은 부담이 없다. 부분 일정으로 코스 일부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개인 혹은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반면 맥리호스와 윌슨 트레일의 완보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 두 트레일은 과거 홍콩총독의 이름을 빌렸다. 인적 드문 코스인 만큼 시간 계획을 꼼꼼히 챙기자.
이외에 라마와 샤프, 청차우 등에서 즐기는 섬 트레킹도 있다.
◆트레킹 만족도를 높일 식사와 교통 생활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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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차찬탱 메뉴판.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다. 영어나 한자 표기로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
홍콩인들은 기름진 음식, 습한 날씨 탓에 따뜻한 차를 즐긴다. 레스토랑의 경우 주메뉴 비용과는 별도로 찻값을 따로 계산한다. 1인당 6~20 홍콩달러(약 900~3000원) 수준이나 무한 리필이다. 차 주전자 뚜껑을 반쯤 걸쳐 놓거나 내려놓으면 물을 채워준다. 레스토랑에선 영양 균형을 위해 주메뉴에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레스토랑은 사전 예약을 하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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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찬탱의 천장을 빼곡히 메운 새장. 홍콩영화에서처럼 홍콩인들은 애완용 새를 즐겨 키운다. 이러한 고객을 위한 새장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
음료 중 라이자로 불리는 밀크티가 인기다. 설탕 1스푼을 더하면 풍미가 있다. 커피는 생각 이상으로 진하다. 기호에 따라 아이스커피로 희석해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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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퍼스 카드를 이용한 탄 2층버스서 바라본 침사츄이 도심. /사진=박정웅 기자 |
옥토퍼스(Octopus)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 음식점에서도 사용 가능한 전자화폐 카드다. 기본 가격은 150 홍콩달러며 최대 1000 홍콩달러를 충전할 수 있다. 잔액은 보증금과 수수료를 제외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구입과 환불은 지하철역이나 공항에서 한다. 충전과 잔액 확인은 역사 등에 마련된 충전코너(리더기)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