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구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재인 구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통령의 구두 브랜드로 화제가 됐던 아지오(AGIO) 전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두가 다시 회자되면서 며칠 동안 잠을 못잤다”며 소회를 전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은 낡은 구두가 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업체에서 제작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또 이 업체가 지난 2013년 이미 폐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부르기도 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오늘(24일) 이 브랜드 아지오를 만들었던 회사 구두를 만드는 풍경 전 대표인 유석영씨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유씨는 문 대통령의 구두에 대해 “2012년 가을에 구두를 팔려고 국회에다가 판을 벌렸다. 그런데 그때 국회에 직접 오셔서 우리 애로사항도 들어주시고 아주 즐겁게 한 켤레 사신고 가셨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유씨는 “지금까지 신고 계시리라 생각도 못했다”며, 그 때 팔았던 구두를 아직까지 문 대통령이 신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 청와대에서 새 구두를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사실 5월 14일날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 구두를 다시 한 번 사 신고 싶은데 청와대로 들어올 수 없느냐고”고 밝혔다.

그러나 유씨는 4년 전에 구두 사업을 그만둬 어렵다는 답변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전했다.


유씨는 “파는 게 어려웠다. 사람들이 이 메이커란 자체를 인정도 안 하고, 결국 하루에 한두 켤레 팔 때도 있었고 나중에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는 장애인들과 구두를 만들면서 편견도 많이 겪었던 일도 밝혔다. 그는 “장애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이런 편견이 제일 어려웠고 그 사람들이 만든 제품들은 품질이 낮고 장애 투성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사실 많았다”며 경영 당시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당시 함께 구두를 만들었던 청각장애인 6명이 기술을 빨리 습득해 일에 적응했던 사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일자리를 만들어드리는 차원에서 오신 분들이라 날마다 배운 것을 익히면서 구두를 만들었다. 한 3개월 정도 지나니까 상당히 공정이 익숙해지고 그분들은 한번 눈으로 보면 상당히 빨리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있더라”며 당시 일을 떠올렸다.

유씨는 폐업 당시의 괴로웠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유씨는 “참 많이 울었다. 문을 닫고 나서 같이 울었고, 어릴 때 어머니 여읠 때도 그렇게 울어봤지만 그 이상 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AGIO 구두가 세상에서 이렇게 회자가 되니까 저는 사실 요새 며칠 잠을 계속 못 잤다. 회사를 계속 갖추고 있었으면 참 좋았을 일인데 우리가 버티지 못해서, 기회가 왔었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더욱더 가슴을 아프게 하더라”며 최근 다시 구두 이야기를 듣게 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유씨는 최근 장애인 제품을 관청에서 구입하도록 돕는 판매시설 대표를 맡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 당시 함께 일했던 이들의 근황을 전하며 최근 구두 회사를 새로 차리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번에 그 일 있고 나서 서로 전화를 주고받았다. 만나서 우리가 이야기를 해 보고 조그마한 구멍이라도 보인다면 같이 한번 해 보자까지 얘기를 했다. 만나서 한번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