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 DB
문재인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 DB
대선 기간 동안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통신주에 볕이 들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통신료 인하 등 규제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이달 초까지 통신주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규제 영향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받는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신주 “미래가치 내다볼 때”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통신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LG유플러스가 8.33%의 낙폭을 기록했고 SK텔레콤, KT도 각각 6.53%, 2.8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7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통신주의 하락은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본료 폐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단말 가격 분리공시 ▲주파수 경매 시 요금 인하 계획 추가 ▲데이터 요금체계 전면 개편 ▲공공와이파이 설치 의무화 ▲취약계층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3국간 로밍요금 폐지 추진 등을 공약했다.

특히 월 1만1000원 수준의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이 통신사를 압박했다. 통신사는 통신망 설치를 위해 소비자의 사용량과 상관없이 기본료를 징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통신요금 1000원을 인하하면 이통 3사 전체 순이익이 43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15일부터 통신주는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5일까지 열흘 동안 LG유플러스는 12.5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5.05%, 3.19%의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통신주 주가를 올린 투자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각각 867억원, 577억원 순매수했다. KT는 이전에 이미 외국인 소진율 100%를 달성해 더 이상 외국인의 매수가 불가능하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소진율도 90%에 육박했다.

이 같은 외국인의 통신주 쇼핑은 당장의 요금인하 우려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얻을 통신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이 오히려 통신사의 이익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본료 폐지와 통신요금 인하 등이 추진되지만 전세계적인 5G 조기 도입 양상이 변화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인프라 투자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규제 경향이 바뀌면서 국내 규제도 통신사에 불리하게 조성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신정부 4차 산업 육성정책과 구조적 마케팅 비용 하향 안정화가 분명 통신사의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며 “2020~2022년이면 5G가 도입기를 넘어 서서히 성숙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시대에 통신사들의 사업영역이 확장되면서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2000년대 모바일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15~20배의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록했던 통신주가 최근에는 10배 내외에 머물러있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이 확산되며 그간 쌓아놓은 데이터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시점이 왔다”며 “통신사업자의 플랫폼사업 등 잠재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