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멕시코에서 온 사울(오른쪽)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복장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
멕시코에서 온 사울(오른쪽)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복장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

31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대로 덕수궁 대한문 앞. 사람 키보다도 큰 북이 울리며 관광객의 이목이 집중된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 재현 행사다. 조선시대 수문장은 궁궐의 문을 책임졌다. 종6품으로 통행인을 검사하고 단속하는 임무를 맡았다. 

사실 대한문 수문장 교대의식은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것)이다. 전문가의 고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했다. 지난 1996년 서울시가 서울의 볼거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수문장 교대 행사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에서 관광 왔다는 사울은 수문장 복장을 입고 태극기를 든 채 환한 웃음을 보였다. 사울은 “이러한 행사는 보통 서구의 근위병 교대의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한국의 것(수문장 교대의식)은 매우 독특하고 새롭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나라에 대해 “밝고 역동적이면서도 친절한 분위기”라고 묘사했다. 

수문장 교대 행사는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1시, 오후 2시, 3시30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다. “역사가 긴 민족이나 강대한 국가는 전통에 긍지를 갖는다, 그 긍지가 민족과 국가의 힘이다.” 왕궁수문장 교대의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귀다. 이번 주말, 수문장 교대의식을 보며 우리 전통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