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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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광장에 들어서자 웅장한 문학의 세계가 펼쳐진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높이 13m 대형 책장에 새 책들이 꽂혀 있다. 고개를 들어 천장까지 닿는 이 대형 책장을 올려다보자 ‘별마당 도서관’이라는 큼직한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사방을 둘러보니 방문객들은 1층과 2층 곳곳에 마련된 소파와 테이블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오픈한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을 찾았다. 면적 2800㎡(약 847평)에 2개층으로 구성된 별마당 도서관은 쇼핑몰 안에 들어선 국내 첫 대형 도서관이다. 13m 높이의 대형 책장 3개에 5만여권의 다양한 책들이 비치됐고 600여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잡지 코너와 최신 e-book 시스템도 갖췄다.  

◆도심 속 문화 공간 '별마당 도서관'

별마당 도서관은 1층과 2층에 걸쳐 A코너부터 G코너까지 소설, 에세이, 취미, 잡지, 인문, 예술∙종교∙과학, 기증도서, 경제 등으로 분류된다. 


이용 방식은 도서관과 비슷하다. 도서검색대에서 저자명이나 도서명을 게재하면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다만 별다방 도서관에 비치된 도서는 새 책인 만큼 도서관 책처럼 따로 분류번호가 없다.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지는 않지만 가령 도서의 위치가 A-7이라고 나오면 ‘A7 소설’이라고 적혀 있는 책장에서 해당 도서를 직접 찾으면 된다. 손이 닿을 수 없는 높이에 꽂혀 있는 책들은 장식용으로 보였다. 

도서검색대 옆에서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윤동주 시인의 생애 연표부터 자필원고, 시집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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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코너에는 시사 잡지부터 패션 잡지, 해외 잡지 등 다양한 종류의 잡지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서 <머니S> 잡지를 발견했다. 아이패드를 활용해 책을 볼 수 있는 eBook코너에서도 <머니S> 잡지를 손으로 넘겨 볼 수 있었다. 
책장 사이에 있는 휴식공간은 서재가 콘셉트인 듯 다양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 앉아 주로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2층에는 편의점 위드미와 카페 빌리엔젤 등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별마당 도서관에서는 책만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월별·요일별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달 한달 간 매주 월요일은 시, 화요일은 여행, 수요일은 책, 목요일은 아트&북, 금요일은 명사 초청 특강 등이 진행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연과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5일(월)에는 장석주 시인이 진행하는 ‘휴식을 주는 그 책, 그 시(時)’ 강연, 6일(화)에는 ‘동주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가수 윤형주씨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 7일(수)은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 강연 등이 준비됐다. 

◆신세계의 문화 프로젝트 승부수 통할까 

/사진=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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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달 전만 해도 이 공간은 각종 이벤트 장소로 활용됐다. 신세계는 이 곳에 약 60억원을 투입해 도서관을 조성하고, 연간 5억원의 운영비를 별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세계가 행사 부스 공간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도서관을 개관한 이유는 코엑스몰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을 코엑스몰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 코엑스몰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유통업계 안팎에선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강남 상권에 가로수길,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새로운 상권이 등장하고 차별화 부족으로 방문객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돼서다. 

이에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코엑스몰을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새롭게 선보인 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코엑스몰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고객 집객 효과를 높이는 게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번 별마당 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코엑스몰을 문화공간의 상징이자 강남 상권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는 “대한민국 대표 명소였던 코엑스몰의 재도약을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쇼핑몰 한 가운데 도서관을 선보이는 실험에 나섰다”며 “쇼핑과 어우러진 문화와 휴식이 있는 공간인 ‘오픈 라이브러리’(별마당 도서관)는 강남 상권의 랜드마크이자 모든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전국적인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세계의 색다른 문화 프로젝트 도전이 침체된 코엑스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이 조만간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