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골프장 납치사건.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창원골프장 납치사건.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경남 창원시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피의자들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8일 창원시 한 골프연습장에서 A씨(47·여)를 납치·살해한 피의자들이 A씨를 납치하기 이전에 골프연습장과 도주로를 사전 답사하고 차량 번호판을 3개나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도주한 피의자 심천우씨(31)와 심씨의 여자친구인 강정임씨(36)를 공개수배하고 최고 500만원의 신고보상금을 내걸었다. 또한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했고 1차 소견으로 목을 졸려 질식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경찰에 붙잡힌 심씨의 친척 동생인 심모씨(29)에게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로 심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심씨와 강씨는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색하고 있다.

경찰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경찰에 붙잡힌 심씨는 지난 10일쯤 창원시에서 친척 형인 심씨에게 납치·살해 범행 제안을 받았다. 심씨 일당은 10일을 전후해 경남 창원시, 진주시, 고성군 등을 돌아다니며 범행 장소와 대상을 물색했다.


이들은 납치 장소인 골프연습장에 지난 22일 오후 사전 답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틀 뒤인 24일 오후 8시30분쯤 창원시 한 골프연습장 지하 주차장에서 골프 연습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A씨를 납치·살해했다.

이날 A씨 납치에 사용한 스포티지에는 이들이 스스로 위조한 차량 번호판을 달고 있었으며, 범행 이후 광주로 이동하던 중 전남 순천시에서 미리 훔쳐놨던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달아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또한 지난 26일 광주에서 경남 함안군으로 오기 전 진짜 스포티지 번호판으로 교체했다. 훔친 번호판은 지난 1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서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광주에서 A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현금 480만원을 인출할 때, 심씨는 긴 머리의 가발을 쓰고 강씨에게 화장을 받는 등 여성으로 변장했다.

경찰은 A씨 살해 장소인 고성군 한 폐주유소 역시 미리 알아봐둔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안군에서 경찰 추적에 스포티지를 버리고 도주한 심씨는 키 175㎝ 정도에 몸무게 90㎏ 정도의 건장한 체격에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있다. 강씨는 키 165㎝ 정도에 몸무게 50㎏ 정도의 보통 체격이다.

경찰은 심씨와 강씨가 달아난 함안군 인근 지역인 진주시 등을 경찰 1000여명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고지와 전국 모텔·찜질방 등 은신 가능한 곳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