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 |
/사진=장효원 기자 |
이 우체통은 ‘느린 우체통’이다. 일년에 딱 두번, 설과 추석때만 우체통을 수거한다. 짧게는 몇개월 동안 편지를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엽서를 넣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친구들, 직장동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편지함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들은 2017년 8월2일 느낀 감정 그대로를 소중한 누군가에게, 혹은 미래의 자신에게 보냈을 것이다.
기자도 펜을 꺼내들고 누구에게 편지를 보낼지 생각해봤다. 가족, 친구들, 선후배들, 그리고 나 자신이 떠올랐다. 무엇을 위해 달려왔을까.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며 살아왔을까. 단편적 만남에 매몰된 건 아니었던가.
느린 우체통 앞에서 떠올린 지난 세월은 매우 빠르고 아쉬웠다. 점점 더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린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놓칠 것이다. 그럴 때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보내며 한번쯤 삶의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