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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에서 분할된 비트코인캐시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일(미국 현지시간)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캐시는 장중 한때 729달러까지 올라 비트코인에서 분할된 지 하루(214달러) 만에 두배 이상 올랐다. 전체 시가총액은 77억달러로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은 3위로 부상했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보다 가상화폐의 유통 인프라가 부족한 단점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빨리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을 받는다. 가상화폐의 투자 열기를 이을 또 다른 가상화폐의 탄생이라는 호평도 나왔다.
◆분리 성공, 결제 거래소는 제한
비트코인캐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채굴자들의 세그윗(Segwit2X) 논쟁 끝에 분리돼 탄생했다. 비트코인 세그윗은 10일에 이뤄지지만 중국 채굴업자들은 아예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캐시를 만들겠다며 독자노선으로 갈아탔다.
세그윗은 비트코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으로 블록에서 서명 공간을 분리해 거래 내역을 처리할 공간을 늘리는 작업이다. 비트코인이 세그윗을 하면 결제 처리과정에서 네트워크 속도가 향상된다.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결제 문제가 없었지만 이용자들이 늘면서 처리 속도가 급속히 느려졌다. 빠른 결제처리를 위해 세그윗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2위 가상화페인 이더리움 역시 지난해 치명적 해킹 피해를 계기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쪼개진 바 있다.
비트코인캐시는 출시 직후 채굴자들이 많지 않아 유통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거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비트코인 소유자가 비트코인 개수만큼 비트코인캐시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2713달러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비트코인캐시 가격이 낮은 수준이나 분리 후 가격이 오르는 속도는 다른 가상화폐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채굴자 부족, 가치상승 가능성 있어
일각에선 비트코인캐시의 상승세에도 우려감을 나타낸다. 비트코인캐시를 많이 채굴하려면 그만큼 컴퓨터 연산 능력이 필요한데 제한된 컴퓨터의 전력과 성능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채굴자 커뮤니티의 지원이 부족한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캐시는 크라켄, 더록트레이딩, OK코인 등과 함께 국내 거래소 중에서는 빗썸이 거래를 시작했고 코빗, 코인원 등은 아직 비트코인캐시의 거래가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에선 아직 비트코인캐시가 거래되지 않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은 비트코인캐시를 3일 도입한다고 밝혔으나 비트코인캐시의 블록 생성이나 입출금이 안정적이지 않아 거래일정을 미룬 상태다.
비트코인캐시의 향후 전망에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로 가격이 오르고 앞으로 기술적 보안을 통해 거래 편의성이 커지면 투자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비트코인캐시가 당분간 비트코인과의 경쟁관계에 놓여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가 혼란한 틈을 타 이더리움에 매수세가 몰릴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분열은 변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에 대한 미래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만큼 비트코인 투자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등이 단기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