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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DB |
◆대형사, 증시호황에 ELS 수익 개선
미래에셋대우의 연결기준 2분기 순이익은 16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약 150% 늘어나면서 국내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1분기(1102억원)에 이어진 또 한번의 호실적으로 2015년에 세운 역대 최대순이익인 2800억원에 근접한 실적을 올 상반기에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217%가량 증가한 140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동기대비 59% 이상 늘어난 1070억원의 2분기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주요증권사가 우수한 실적을 보인 것은 증시호황 덕분이다. 증시활황으로 전체 수익의 50~70%를 차지하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과 ELS(주가연계증권) 등 주식·채권·파생 관련 자기매매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대규모 IPO(기업공개) 주관으로 IB부문의 수익이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자산관리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대형증권사들의 노력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중형증권사들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대형사와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법인 영업과 중소규모 IB, 자기매매 등의 수익다각화로 두각을 나타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분기순이익인 9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순익보다 21%, 지난해 동기대비 18%가량 증가한 수치다. IB와 트레이딩 등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과 지난 4월 자회사로 편입한 메리츠캐피탈의 실적이 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또한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올 2분기 순이익도 7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동기대비 85% 늘어난 879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형사에 비해 손색없는 실적을 보였다.
◆소형사, 증시활황 메리트 ‘남얘기’
대형사 및 일부 중형증권사의 실적 고공행진은 소형사에게 딴 세상 이야기다. 수익다각화의 여력이 부족한 이들은 올 상반기 증시활황에도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손실까지 올 상반기에 반영되며 규모가 작은 증권사의 수익성은 더 나빠졌다.
하이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손상차손 반영으로 올 2분기 1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부증권도 1분기 손상차손을 이미 반영해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였다. 신영증권은 연결기준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4.5% 이상 감소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올 상반기에 증가한 국내증권사 평균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대형사와 일부 중형사에 집중됐다. 증가액 4865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은 지난해 ELS 손실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정상화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국내증시 호황에도 소형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지 못한 또 다른 이유로 개인투자자 비중 감소와 증권업계의 비대면 무료수수료경쟁을 지목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위탁매매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소형증권사들이 부동산금융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새정부의 부동산대책과 이미 많이 쌓인 각 증권사의 우발채무 등으로 부동산금융은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소형사 나름의 먹거리를 찾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