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대출은 토지를 담보로 하거나 건물 준공 시 가치를 산정해 대출하는 방식으로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물의 가치를 환산해 취급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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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부동산PF대출 연체율·부실률 ‘급증’
27일 한국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54개 회원사의 지난달 말 부동산 관련 대출은 6746억원으로 총 누적대출액(1조2092억원)의 55.8%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PF대출이 4112억원인데 전체 부동산 대출의 61%, 총 누적대출액 대비 21.5%에 달했다. 부동산PF대출을 취급하는 업체가 18개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P2P업계의 부동산PF대출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P2P업계가 부동산PF대출에 관심을 쏟는 건 지난해와 상반기 초 주택경기가 호황기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였던 데다 관련 대출상품 투자기간이 6개월 정도로 다른 대출상품보다 짧아 비교적 이른 시일 내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시중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소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P2P업체 이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한다.
그러나 부동산PF대출을 취급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연체율(상환일로부터 30일 이상 90일 미만 상환지연)과 부실률(상환일로부터 90일 이상 장기연체)이 높아지고 있어 건전성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PF대출을 주력상품으로 취급 중인 빌리는 지난달 말 연체율 6.2%, 부실률 7.88%를 보였다. 지난 1월 대비 연체율과 부실률은 각각 6.15%포인트, 5.21%포인트 급증했다. 빌리는 지난달 말 기준 372억2280만원의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 중 부동산PF대출액이 333억7288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89.7%에 달했다.
◆부동산시장 위축 불가피… PF대출 피해 우려
문제는 앞으로다. 부동산시장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이나 임대가 안되면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 투자자 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 시중금리 인상기인 데다 주택공급 과잉,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부동산시장 위축이 불가피해 차입자의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PF대출의 경우 건물 준공이 안되거나 완공이 됐다고 해도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감정원은 하반기 국내 부동산시장의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전환되는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자료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 강도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부동산시장 위축에 대한 재전망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2P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의 업력에 따라 부실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업력이 짧은 신생업체의 경우 PF대출 특성상 내년 하반기쯤 연체율과 부실률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부실이 발생하지 않은 신생업체라도 앞으로 부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승행 P2P협회장은 “PF대출상품의 경우 투자 전 업체가 제공하는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건물이 지어지는 지역이 어디인지, 건물 용도는 무엇인지, 분양이 잘 될 것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차주를 중심으로 P2P업체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은행과 제2금융권과 달리 현행법상 대부업법 적용을 받는 P2P업체는 부동산 대출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