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진=임한별 기자
한미약품. /사진=임한별 기자
한미약품이 재기할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해 계약파기 늑장공시 논란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추락했던 한미약품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 최근 신약물질의 임상 모멘텀이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다시 바이오 대장주의 위상을 찾을 수 있을까.
◆신약 기대감으로 다시 ‘훨훨’

지난 14일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1.74% 상승한 4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50%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 미만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월에는 장중 26만원선까지 떨어지며 2015년 4월 수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최근 한달간 20%가량 오르며 주목받았다. 상승을 견인한 투자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이다. 지난달 14일부터 한달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56억원, 246억원을 순매수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계속 빠져나가는 상황임에도 한미약품에 순매수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한미약품을 흔들었던 신약 물질 파이프라인 계약 해지 등의 이슈가 해소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9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무티닙’의 기술 수출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자체적으로 국내외 임상을 진행했고 이어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3상 승인을 받았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새로운 임상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기대심리도 바뀌고 있다”며 “보다 좋은 효능으로 의학적 가치를 보여준다면 신뢰를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중단했던 한미약품의 당뇨·비만치료제 HM12525A의 임상1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치료제는 2015년 11월 얀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물질인데 지난해 11월 생산 이슈로 임상이 중단됐다”며 “임상시험의 세부사항 중 변경된 부분을 보면 독일에서 진행되던 임상이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고 임상1상은 내년 1월에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신약물질의 임상 재개 소식과 함께 다수의 임상 프로젝트 공개 전망은 주가 상승 기대감을 부추긴다. 실제 지난달부터 2개의 증권사가 커버리지를 개시했고 지난 11일에는 하이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45만1000원에서 49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미국 바이오업체 스펙트럼사에 2012년과 2015년 각각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 치료제)와 포지오티닙(유방암·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을 기술수출했다”며 “글로벌 제약사가 아닌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해 당시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허 애널리스트는 “신약 가치의 목표시장이 확대됐고 앞으로 다수의 임상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며 “영업가치를 1년 예상치로 변경하면서 목표주가도 상향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