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사진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사진=임한별 기자
정호성. 사진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사진=임한별 기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이 박근혜 전 대통령(65)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인물로, 최순실씨(61)에게 청와대 문건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제가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다.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검찰 조사 당시 작성된 진술 조서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변한 데 이어 "진술조서 질문에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후 최씨에게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건을 보내준 사실 등에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마디 하고 싶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것이 너무나 많다. 박 전 대통령은 가족도 없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두하신 분"이라며 "문건유출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얼마나 정성 들여 국정에 임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없을까 고민했기 때문에 최씨의 의견을 듣게 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최씨에게 문건을 준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지시하신 것은 아니다. 사심 없이 혼신의 힘 다해 국정 운영하는 과정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에 대한 재판은 마무리됐지만 박 전 대통령이 같은 혐의를 받는 만큼 재판부는 선고를 미룬 상황이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8일 공판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과 황창규 KT 회장(64)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