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종묘~창경궁 복원 위해 터널화되는 율곡로 시점부. /사진=서울시 제공
율곡로. 종묘~창경궁 복원 위해 터널화되는 율곡로 시점부. /사진=서울시 제공

일제가 끊어버린 종묘와 창경궁이 88년 만에 다시 이어진다.
서울시는 27일 일제가 율곡로를 만들면서 단절한 종묘와 창경궁 사이를 다시 연결해 시민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320m 길이의 보행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시대 건립된 종묘(1394년·태조 4년), 창덕궁(1418년·태종 5년), 창경궁(1418년·세종 5년)은 원래 서로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31년 조선총독부가 율곡로를 신설하면서 분리됐다.

시는 신설되는 보행로를 따라 시민들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창경궁, 창덕궁 등 주변의 역사 문화 자원에 걸어서 닿을 수 있고 옛 정취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행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보행로는 돈화문에서 원남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며 복원 예정인 담장을 따라 창경궁 부지 내부를 통과하게 돼 궁궐 문화재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시작점과 종점에는 전망 공간을 만들어 통행로뿐만 아니라 산책로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또한 보행로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북신문과 연계되는 창경궁의 출입구를 설치해 시민의 편익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지난 8월 관련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대안을 도출하고 문화재청, 종로구 등 관련 기관과 수차례 협의해 보행로 조성을 위한 문화재청의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를 통과했다. 오는 12월 설계가 완료되면 문화재청, 종로구, 창경궁·종묘관리기관과 협의 후 보행로를 조성할 방침이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율곡로 상부 복원 녹지에 보행로를 새롭게 조성함으로써 종묘, 창경궁, 창덕궁 등 궁궐문화재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역사와 문화 자원이 함께하는 '걷는 도시, 서울'을 구현하겠다"고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