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된다. 역대 최고수준의 이익규모가 예상되지만 최근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소폭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업종별 실적 전망치의 차별화가 나타난다. 높은 실적이 예상되는 IT(정보기술)·에너지·정유화학 등은 계속 함박웃음이지만 자동차·철강·화장품의 경우 암울하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추정치가 점차 증가하는 업종 중 4분기까지 성장세가 뚜렷한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머니S톡] 어닝시즌 개막, '이 종목' 주목

◆이익규모 ‘최대’… 컨센서스 ‘하향’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최근 소폭 하향되는 추세다. 증권사들이 기존에 예상했던 실적수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과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 평균은 1개월 전보다 각각 0.3%, 0.7% 하향조정됐다. 2분기 말보다 0.4%, 0.2% 내려잡은 것이다. 다만 올 초에 비해 각각 16.4%, 18.9% 상향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추정치의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기 시작한 것을 볼 때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서프라이즈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깜짝실적이 아니더라도 기업이익의 규모는 상반기와 비슷한 사상최대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의 의견처럼 추정치가 하향됐음에도 전체 실적의 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소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추정치를 내놓은 245개 상장사의 전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 증가한 수준이고 전 분기보다도 9%가량 늘어난 것이다. 201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이익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양호한 성장세의 배경으로 글로벌경기가 회복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경기도 호황을 누린 점을 꼽는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보다 낮게 나오더라도 이익규모만 급감하지 않는다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익의 안정성이 확인되면 글로벌증시에 비해 저평가된 국내증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다.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증시는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35포인트(1.0%) 상승한 2458.16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역사상 최고치를 두달 만에 경신했다. 연휴기간 국내수출과 글로벌경제지표의 호조세, 미국과 중국의 정책 모멘텀이 글로벌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했다. 또 신흥국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달러화 강세도 주춤하며 코스피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10일)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8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며 “이는 전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국내 상장사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휴장 후 한번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고 앞으로 국내증시는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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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에너지·정유화학 ‘사고’ 자동차 ‘팔고’
전문가들은 실적 컨센서스가 계속 상향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하고 이익규모도 늘었지만 최근 이익추정치 하향 폭이 큰 업종도 있어서다. 시장에서 3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향 폭이 가장 큰 업종은 전기전자다. 최근 반도체가격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을 15%가량 올려도 불티나게 팔리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IT업종은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IT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20조원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1개월간 추정치도 1.25% 상향됐다.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까지 올라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순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이 IT업종에서 나올 전망”이라며 “반도체의 질주에 힘입어 IT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조원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정유·화학 등도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되는 업종이다. 에너지업종은 최근 전기자동차 이슈가 부각되면서 상승곡선을 탔다. 정유화학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3.4%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 확보가 용이해질 전망이어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8센트(0.8%) 상승한 배럴당 51.30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 40달러 초반에 머물렀던 데 비해 25% 상승했다.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는 정제마진을 높게 남길 여지가 생겨 통상 호재로 간주된다.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 호조 지속 및 고배당정책 부각에 정유업종 주가가 상향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도 국제유가의 상승과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차질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 컨센서스가 높아지는 기업은 실제 실적도 컨센서스를 웃돌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상 시장기대치보다 우수한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주가도 상승탄력을 받는다.

조승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는 이달 말까지 실적 상향조정이 이어지는 반도체·에너지·화학 등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 업종들은 4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뿐 아니라 4분기까지 실적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0호(2017년 10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