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M,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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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엔터테인먼트는 방송, 영화, 공연, 음악 등 문화계를 함축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2000년 이후부터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폰, 미디어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엔터테인먼트는 미디어, 게임, 콘텐츠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최근 이동통신사, 매니지먼트사,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다양한 투자와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최근 YG엔테터테인먼트는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e스포츠사업까지 뛰어들며 더 이상 영역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문화영역을 넘어 산업으로 영토를 넓힌 엔터테인먼트업계는 이제 또 다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판 디즈니 꿈꾸는 카카오

헐리우드의 강자로 군림한 디즈니는 마블엔터테인먼트와 21세기폭스를 인수하며 ‘콘텐츠계의 만수르’가 됐다. 어쩌면 디즈니는 가장 강력한 경쟁사였던 두 기업을 인수하면서 주도권 확보와 라이벌 제거라는 실리를 챙겼을지 모른다.

디즈니의 계획은 미디어산업의 주도권 확보다. 폭스가 갖고 있던 X맨 시리즈까지 가져오면서 디즈니는 완벽한 마블 유니버스를 구축하게 됐다. 마블 유니버스의 통합은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2차창작물로 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인 측면에서 활용가치가 높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단기간내 확장한 디즈니처럼 국내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몸집을 불린 곳이 있다.

/사진=카카오M
/사진=카카오M
카카오는 2016년 멜론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를 인수하면서 음원유통 및 스트리밍서비스를 확보했다. 이미 2015년 로엔엔터가 자회사 스타십엔터테인먼트로 배우 전문매니지먼트 회사 킹콩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던터라 카카오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지분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카카오M'을 공식 출범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카카오M은 자회사 페이브, 크래커, 플랜에이, 스타십, 문화인까지 다양한 뮤지션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보유했다. 배우 전문매니지먼트 확장도 잊지 않았다. 지난 6월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드컴퍼니, 레디엔터테인먼트에 총 154억원을 투자하면서 각사 지분을 30%씩 확보했다.

자체제작 판로도 개척했다. 지난해 1월 모바일 영상 제작업체 크리스피 스튜디오를 운영하는데 이어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투자한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까지 손에 넣으며 콘텐츠제작 역량까지 갖췄다. 잡지회사 나일론코리아도 인수해 온라인 뷰티 콘텐츠 경쟁력도 갖췄다.

사실상 카카오는 카카오M으로 엔터테인먼트의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과 프렌즈게임즈의 개발역량까지 더해져 영상, 미디어, 게임 등 제작영역부터 음원, 유통, 광고,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소화하게 됐다.

◆CJ ENM, 이통사-빅히트 연합전선 구축

카카오M이 전방위적인 산업 확장을 진행했다면 CJ ENM은 강력한 우군 확보에 나섰다.

CJ ENM은 지난달 KT·LG유플러스가 보유한 지니뮤직과 음원스트리밍 브랜드 엠넷닷컴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1위사업자 멜론을 역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합병방식은 지니뮤직이 CJ ENM 자회사 CJ디지털뮤직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현재 음원시장에서 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엠넷(22%)과 지니뮤직(13%)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통합이 진행되면 엠넷과 지니뮤직은 멜론을 2% 차이로 따돌리고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정상에 오른다. 2022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해 멜론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결론이다.

CJ ENM은 이동통신사연합과 손잡으며 콘텐츠 유통 및 협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5G 등 이동통신 인프라와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을 보유한 KT·LG유플러스에 콘텐츠를 유통하고 CJ ENM이 보유한 방송·미디어 인프라를 활용해 콘서트, 버스킹, 쇼케이스 등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콘텐츠 유통에 약했던 CJ ENM과 미디어 인프라를 갈망했던 이동통신사간 융합이다.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사 설립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은 빅히트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해 K-Pop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진행한다.

2010년부터 꾸준히 '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MAMA)'를 진행해온 CJ ENM은 음악방송 Mnet을 통해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엔터테인먼트산업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CJ ENM은 본격적으로 방송·콘텐츠 제작·미디어(CJ ENM), 전문 매니지먼트·해외시장 개척(빅히트), 유통·통신 인프라(이동통신사) 등 각 부문별 전문성을 지닌 기업과 동맹관계를 맺고 엔터테인먼트산업 영향력을 한층 성장시킬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엔터산업은 이제 한 분야의 전문성 만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카카오가 전문 자회사 카카오M으로 밸류체인을 완성했고 CJ ENM도 협업을 통한 인프라를 조성하면서 엔터테인먼트시장의 발전속도가 한흥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