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우리 외식업계는 어떻게 될까요? 한 마디로 빈익빈 부익부 즉, 거대 자본의 외식업(편의점과 같은 유사업종 포함)에의 진출과 이에 대항하는 소자본 자영업자의 심각한 피해입기로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과 쇼핑몰, 프랜차이즈로 대표되는 자본의 압도적 공세 속에 소상공인 외식업소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존폐의 기로에까지 몰릴지도 모릅니다. 아마 저와 같은 중간 규모(60~100평 짜리 업소들)의 외식업소들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의 상승이 이런 모습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합니다.(그러나 저는 단언코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외식업에 대한 낮은 진입장벽, 정규 노동시장의 붕괴로 인한 불가피한 자영업 창업의 증가, 세계적인 경기불황 등등이 우리의 뒷 언저리에서 빈 소주병이랑 뒹구는 핑계거리가 될 것입니다.
/ 외식창업 아이템을 찾는 예비창업자들 모습.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 외식창업 아이템을 찾는 예비창업자들 모습.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제가 얘기하는 이러한 위기국면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문제를 던졌으면 해답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저의 짧은 머리로는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무너져가는 옆집을 바라보면서 나는 살아남아야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만 존재할 뿐입니다. 산길을 걷다가 곰을 만난 친구 한 명이 먼저 신발 끈을 조여 매는 얘기가 떠오릅니다. 남들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일단 나부터 살아남아야지 하는 극도의 이기적인 욕심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욕을 얻어 먹겠지만 제가 준비하고 있는 이기적인 생존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저로선 앞으로 3~4년 외환위기 이래 가장 극심한 불황과 위기의 국면앞에 어떻게 해야 살아낼지 암담하기에 노아의 방주처럼 생존의 지푸라기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 법이 정한 기준으로 가게 운영방식 바뀌어야

먼저, 법이 정한 기준에 맞춰 우리가게의 운영방식을 고쳐야 합니다. 최저임금 준수, 전 직원 사대보험 가입, 원가경쟁력 확보, 손익프레임 세팅으로 최소한의 뒷북을 맞지 않을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법은 바뀌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도 후퇴할리 없습니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도 규정대로 급여, 사대보험을 지급하지 않으면 언제 노동부에 불려갈지 모릅니다. 부가세 자료도 언제까지나 초과 자료를 끊을 수 없습니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이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우리가게의 운영시스템을 제대로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남 밑에 들어가 월급쟁이 하면 된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말이 쉽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또 50세 60세 된 당신을 채용해 줄 인심 좋은 사장님이 얼마나 있을지도요.
◆ 안정적인 손익프레임을 만들어야
다음으로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상적인 재무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먼저 숫자로 우리가게를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달 매출이 얼마고 원가는 몇 %이고 수익을 얼마인지 한 달 마감을 하면 다음날 결산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외식업소들은 열 흘 이상 지나야 겨우 마감을 합니다.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입니다. 얼마 남았어 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결산조차 하지 않는 업소가 태반입니다. 

어떻게 내 가게 한달 결산이 하루안에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지금까진 어떻게 그냥저냥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앞으론 숫자와 친해지지 않고선 절대로 살아날 수 없습니다. 1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3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저희 마실도 이런 정상적인 재무시스템을 갖추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덕분에 다른 업소보다 20% 이상 급여를 더 지급하고도 안정적인 손익프레임(매출-원가-수익)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정상적인 부가세 납부율이 <0.55> 이상인 것은 부당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상황입니다. 우리만 아직 애써 모른체 할 뿐이죠. 데이터경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자신있는 메뉴와 이야기꺼리를 만들자
킬러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옆집보다 나은, 우리 동네에서 1등할 수 있는 가성비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멀리 전국구 맛집을 기대하지 마시고 우리 동네에서 다른 곳보다 자신있는 메뉴와 그것의 이야기꺼리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제가 쌍용동에서 마실한정식을 시작했을 때 먼저 두 곳의 한정식집이 있었습니다. 제 목표는 그 두 곳을 뛰어넘어 쌍용동 1등 한정식이 되는 것이었죠. 쌍용동에서 1등만 하면 먹고 사는 것은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먼저 시작한 그들은 점심장사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보고 저는 점심장사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바로 주부고객을 타겟으로 잡고 ‘마흔 살 주부직장인’에 맞는 메뉴개발에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9,900원 한정식이 탄생했고, 숟가락반상 마실한정식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해답이 있습니다. 대표님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메뉴와 영업시간대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예를 들어 김치찌개집을 한다면 저는 김치찌개의 원가를 60% 아니 심지어 70%까지 올릴 것 같습니다. 김치찌개가 미끼메뉴이자 메인메뉴가 되고 사이드메뉴로 삼겹살을 파는 시스템으로 생각을 바꾸는 겁니다. 손님은 메인메뉴인 김치찌개가 몰고 오지만 돈은 사이드메뉴가 된 삼겹살이 버는 구조가 되는 거죠. 그럼 안된다구요. 

왜요? 왜 안 되는 거죠? 가성비에서 시작해서 브랜드로 끝내라는 신병철박사님의 말씀이 아니어도 이 정도 생각의 전환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있는 메뉴로 점심/저녁에서 주말로 그리고 배달과 쇼핑몰로 확장하는 전략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아이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킬러아이템이 있어야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음을 꼭 기억하시길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가는 길목의 핵심고리이거든요.


◆ 식당도 기업처럼 사업계획을 세워야
이것 외에 하나 더 필요하다면 상반기와 하반기 이렇게 나눠서 사업계획을 세워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상반기에는 “매출 30% 향상-적정원가유지-순이익 두 배”와 같은 성장전략을 세웠다면 하반기에는 “매출 현상유지-원가 10% 추가-순이익 유지”는 어떨까요? 저는 반대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상반기에는 현상유지에 목표를 두고 하반기에 승부를 던져볼 생각입니다. 

온라인 마실 만들기에 상반기 내내 집중하기로 했거든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편의점과 쇼핑몰의 거대자본이 내년에 외식업계를 덮치기 전에 살아날 방법을 찾아보려고요. 어떤 방법을 택하시든 편하실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올해가 앞으로 3년을 좌우할 아주 중요한 시기라는 점입니다. 

생존을 위한 도전과 응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소나기는 잠깐 피하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도 지금 시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세상에 어디 앞으로만 달려가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