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정상이 두번째로 만나는 곳㊦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이후 하노이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트남은 남북 분단 역사를 극복하고 통일 베트남이라는 현대사를 써 우리에게는 부러움이 큰 나라이다. 그래서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인 것이 더욱 반갑다. 북미 정상이 하노이에서 만나 지혜롭게 갈등을 넘어 세계평화로 가는 역사를 써주길 기대한다.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하노이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하노이 문묘 대성전.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하노이 문묘 대성전.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문묘(文廟)는 리(李)왕조의 리따이톤(李太宗)이 국교를 불교에서 유교로 전환하면서 공자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1070년에 세웠다. 1076년에 이르러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 우리나라의 성균관과 같이 유학자를 양성했다.
◆베트남 최초의 대학 '문묘', 그리고 베트남 문자

문묘는 베트남 유학의 본산지인 만큼 공자와 그의 제자인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자(子思子), 맹자(孟子) 그리고 베트남 최초의 유학자 주반안을 모시고 있다. 당시에 과거시험은 3년 마다 한번씩 있었다. 1442년부터 1787년까지 총 116번의 과거시험이 있었는데 과거에서 급제한 사람의 이름, 출생일, 출생지, 업적 등을 적은 진사제명비 82개가 남아 있다.

과거시험에 급제한 진사제명비.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과거시험에 급제한 진사제명비.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거북이 모양의 받침 위에 세워져 있는 비문들을 통해 하노이의 문묘는 등용한 관리를 배출하는 교육기관이었음을 알 수 있다. 베트남사람들은 문묘에 오면 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어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문묘에 오니 베트남은 중국의 침략을 완강하게 물리친 당당한 독립국가였지만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지리적 특성으로 중국의 문화는 자연스레 베트남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문묘에서 느꼈듯이 베트남은 한자문화권이다. 베트남의 말은 있으나 표기할 문자가 없어 상류층만이 글을 쓸 때 한문을 썼다. ‘쯔놈’은 베트남 말을 글로 적기위해 한자에 바탕을 두어 만든 문자체계이다. 쯔놈은 한국의 이두, 향찰과 비슷하다. 쯔놈이라는 문자표기는 베트남이 몽골을 물리치고 민족의식이 높아지던 13세기부터 사용됐으나 공식문서에는 한자를 사용하였다.


지붕 위로 돈을 던지면 성적을 올려준다고 한다.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지붕 위로 돈을 던지면 성적을 올려준다고 한다.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쯔놈도 한문, 한자에 능통한 지식인만이 구사할 수 있어 일반인들은 널리 사용을 못했다. 프랑스는 베트남을 지배(1862~1956)하면서 성조가 여섯개나 되고 한자로 표기하는 쯔놈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식민지 지배를 보다 쉽게 할 목적으로 유럽식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문자 ‘꾸옥 응어’를 만들어 의무화했다. 꾸옥 응어는 1920년부터 베트남 공식 국어가 됐다. 꾸옥 응어는 프랑스의 의도와는 달리 쯔놈에 비해 쉽게 글을 익힐 수 있어 청년애국자들의 민족자각과 독립투쟁의 도구가 되어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꾸억 응어와 아래 한자를 쓴 신년메시지.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꾸억 응어와 아래 한자를 쓴 신년메시지.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민족영웅과 거북이의 전설, 호안끼엠 호수
거북이탑.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거북이탑.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하노이는 300여개의 호수가 있어 ‘호수의 도시’라고 불리는 데 백미는 구시가에 위치한 호안끼엠 호수이다. 따뜻한 아침햇살이라는 의미의 붉은 색 다리를 건너 호수 한가운데 있는 옥산사(⽟⼭祠)로 향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물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운 사원은 전설 때문에 신비함을 더한다.
레왕조(黎王朝)를 세운 레러이(黎利)는 옥황상제에게 신검을 받아 명나라의 지배에 대항하는 전쟁(1428)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전쟁을 마치고 어느 날 호안끼엠 호수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는데 커다란 금거북이가 나타나 신기하게도 신검을 회수해 사라졌다고 한다. 그 뒤로 이 호수이름을 검을 돌려보냈다는 뜻으로 호안끼엠(還劍)이라 불렀다고 한다. 6백여년 전의 영웅 스토리가 마치 어제 있었던 일인 듯 옥산사 안에는 2미터나 되는 거북이가 박제되어 있고 호수에는 거북탑이 있으며 호수에는 금거북이의 후예인 듯한 거북이들이 살고 있다.

옥산사로 향하는 다리.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옥산사로 향하는 다리.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호안끼엠 호수 주변은 하노이의 구도심 거리이다. 이곳에는 과거 36개의 서로 다른 물건을 파는 거리가 시장을 이루고 있었고 지금도 36개의 거리는 지명으로 남아있다. 간혹 그 거리의 물건을 그대로 팔고 있는 예전 그대로의 가게도 만날 수 있다. 구도심으로 향하는 모든 교통로는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가 되어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어울려 각양각색의 볼거리를 만든다.
하노이 구도심 풍경.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하노이 구도심 풍경. /사진=양소희 여행작가
하노이의 풍경 중 특이한 것은 건물 벽을 배경으로 낮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국수를 먹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다. 의자는 때론 테이블이 되고 영업시간이 끝나면 착착 포개져 깔끔하게 사라진다. 공간 활용이 대단하다. 차가 멈춰 선 도로에는 몇몇의 리드로 군무를 추는 사람들로 분위기가 축제 이상이다. 차가 다니던 대로에 자리를 쫙 펴고 가족 맞춤형 체험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삼각형 모자를 쓰고 긴 장대 좌우에 무거운 물건을 메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과 작은 화로 안 숯 위에 옥수수를 구워 팔고 있는 할머니들이 있다.
☞글·사진=양소희 여행작가

저서로는 'ENJOY 타이완', '화천에서 놀자', '담양여행', '인천섬여행', '부산에 반하다' 등이 있다. 특히 강연, 방송, 국내외 여행 콘텐츠 개발 등 여행관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