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식 맛집 도시락 케이터링 대표. /사진=푸딩 제공
황윤식 맛집 도시락 케이터링 대표. /사진=푸딩 제공

도시락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도시락은 더이상 ‘한끼 때우기’가 아닌 ‘즐거운 한끼’ 식문화로 자리잡았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저변이 확대된 도시락시장은 편의점업계가 뛰어들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물가 상승과 1인가구 증가 등으로 도시락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에 가성비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요즘은 잘 차려진 한상 못지않은 프리미엄제품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추구)까지 챙기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도시락 케이터링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벗어나 소규모 기업 간 거래(B2B)로 확대되는 추세다. [편집자주]
맛집 도시락 케이터링 플랫폼 ‘푸딩’을 운영하는 황윤식 대표는 지난 1일 기자와 만나 요식업 자영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도시락 케이터링’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직장 내 음식문화가 급식형태의 ‘한끼 때우기’가 아닌 ‘잘 차린 한끼’로 바뀌면서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즐거운 한끼 플랫폼 ‘푸딩’


푸딩이 운영하는 도시락 케이터링은 기존의 ‘단체도시락’ 개념과 ‘뷔페형태’를 합친 것으로 행사나 구내식당이 없는 중소형기업들에게 푸딩이 제휴한 업체 메뉴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황 대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복지로 쏠리면서 음식에 대한 개념도 ‘즐거운 한끼’로 바뀌는 추세”라며 “푸딩의 도시락 케이터링은 이런 변화 속에서 공급자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주어진 시간 내에 업무를 압축적으로 끝내려고 간편식을 찾는 직장인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맛집을 찾는 직장인 등 식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푸딩은 도시락 케이터링 외에도 푸드트럭, 도시락 등 단체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일반음식점들과 제휴를 맺고 공급자에게 용기·패키지·마케팅·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푸딩을 통해 정해진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서 유명 맛집의 음식을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 대표는 “보통 케이터링서비스는 자체적으로 음식을 조달하거나 최소 주문 100인분 이상인 곳이 많지만 푸딩은 일반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있어 최소 20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면서 “식사 후에는 수거시스템을 통해 음식물 처리까지 해줘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줄였다”고 말했다.

제휴업체들의 반응도 썩 괜찮다. 매출에 어려움을 겪던 한 한식당은 푸딩과 제휴를 맺은 뒤 건당 20~280인분의 새로운 주문이 생겼다. 황 대표는 “요식업 자영업자 입장에서 푸딩 도시락 케이터링서비스는 오프라인 장사 외에 부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통로”라면서 “정기배송서비스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윤식 도시락 플랫폼 푸딩 대표. /사진=푸딩 제공
황윤식 도시락 플랫폼 푸딩 대표. /사진=푸딩 제공


◆“규제 많은 산업에서 기회 찾았다”
보통의 플랫폼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 영위하는 것과 달리 푸딩은 소규모 기업 간 거래(B2B·제휴가맹점에서 기업)에 초첨을 맞췄다.

도시락 산업에서 B2B시장은 ‘내가 먹기 위해’ 주문하는 B2C시장과 다르게 ‘남을 먹이기 위해 주문’하는 시장이다. 푸딩은 제휴업체와 같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단체 도시락시장 개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황 대표는 현재 16명의 직원을 이끄는 청년창업가다. 3년 전 사업을 구상할 당시 푸드트럭 규제와 관련된 뉴스를 접한 뒤 규제가 있는 산업은 그만큼 기회가 있다는 판단에 식음료(F&B) 플랫폼사업에 뛰어들었다.

황 대표는 ‘향후 식음료 배달산업 전망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식음료 관련 배달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 폐업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상황”이라면서 “대형 배송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요식업 종사자는 혜택을 보기 힘든 구조”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얼어붙은 경기에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자영업 폐업률은 87.9%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특히 음식점 폐업률은 92%로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배송 음식 관련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급성장했지만 음식점 폐업률은 갈수록 짙어진다.

황 대표는 “기존 업체와 다르게 제휴업체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앞으로 도시락 케이터링시장에서 푸딩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유통망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도시락 케이터링의 유통망 확충과 다양한 음식메뉴 확보를 위해 공유주방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푸딩키친 선릉점’이라고 불리는 이 공유주방은 일대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황 대표는 “공유주방 운영은 푸딩이 영위하고 있는 플랫폼 성격상 다양한 메뉴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자체 PB상품이 아닌 가맹점들의 입주를 유도해 유통망을 견고히 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로필
▲1991년 서울 출생 ▲충암고 졸업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졸업 ▲중앙일보 '더, 오래' 필진 ▲한양청년창업협동조합 이사 ▲고용노동부 지정 예비 사회적기업인 ▲열두달 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S> 제587호(2019년 4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