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5일 SKT 노조가 성과급 규모와 산정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캡처
지난 2월5일 SKT 노조가 성과급 규모와 산정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캡처

최근 성과급 논란에 휩싸였던 SK텔레콤이 영업이익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변경한다. 이와 함께 전 직원에게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노사합동 TF(태스크포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임금협상 및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는 11일 조합원 총투표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하고 2021년 성과급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은 지난달 모회사 SK텔레콤으로 번졌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8조6247억원 매출에 전년보다 22% 성장한 1조34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성과급(IB)은 예년보다 못해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에서 일었던 논란과 같이 그 중심에는 산출방식이 공개돼있지 않은 EVA(경제적 부가가치) 지표가 있었다.


이번에 SK텔레콤 노사도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성과급 책정 기준을 EVA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 노사가 합의한 방식은 TI(타깃인센티브)와 PS(이익분배)로 이분화해 각각 KPI(핵심성과지표) 및 영업이익을 반영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노사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개선하기로 합의를 본지 한 달 만이다.

SK텔레콤 노사의 이번 합의안은 최근 IT업계 전반에 진행 중인 인재 쟁탈전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개발자 채용을 위해 경력직 입사자에게 최대 50% 인상된 연봉을 제시하고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선 넥슨을 시작으로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 이상 인상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발 직군을 중심으로 IT인재 유치·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최고 수준의 인재를 확보하고 보상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노사가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치열한 토론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등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