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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하나로 건강검진… 성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 혼자 집에 있다가 쓰러진 B씨(67) 역시 지난해 스마트워치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B씨의 이상 심장 박동수를 스마트워치가 감지하면서다. 스마트워치로부터 경고를 받고 출동한 대원들에 의해 B씨는 구조될 수 있었다.
IT기술을 활용해 건강을 챙기는 이른바 ‘디지털 헬스케어’가 각광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치료보단 예방 목적의 보건의료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차세대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워치’가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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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IT기술의 발전과 직결되는 개념인 만큼 관련 기업들은 이미 2000년대부터 디지털 헬스케어를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했다. LG전자가 2005년 자사 히트모델인 ‘어머나폰’에 각종 생체신호 측정 기능을 더해 출시한 ‘웰빙 어머나폰’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기술의 부재 속에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빠르게 식어갔다.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우리 몸이 보낸 신호를 상시로 측정할 수 있는 소형화·경량화된 제품이 필수적이지만 당시로서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후 건강관리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의 등장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소위 말하는 ‘붐’을 일으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당초 스마트폰의 액세서리에 불과했던 스마트워치는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의료기기가 필요하다는 시장의 니즈와 뜻밖에도 일맥상통했다.
스마트워치 주도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가 매해 30%씩 성장해 2019년 1063억달러(약 118조원)에서 2026년 6394억달러(약 71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오늘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스마트워치가 리드해 나가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 키워드는 ‘연속 모니터링’(Continuous Monitoring)이다. 지금까지 의사가 10여분이 안되는 상담을 통해 환자를 파악해야 했다면 스마트워치를 통해 오랜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운동 비서’로 자리잡은 스마트워치… 심전도·혈압→비침습 혈당측정 기능 추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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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갤럭시 워치 액티브2, 애플 워치 시리즈6. 사진제공=각 사 |
본격적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의 문을 연 건 삼성전자였다. 2013년 9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기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문자 및 메일 확인 등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면서도 휴대가 용이한 시계 형태로 주목받았다.
스마트워치를 두고 스마트폰과의 연동 없이 사용 가능한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갤럭시 기어’의 판매량은 80만대에 그치며 부진했다. 잇따라 스마트워치를 선보인 LG전자·소니의 상황도 매한가지였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두고 굳이 작은 화면으로 제한된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스마트워치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급기야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갤럭시 기어’를 두고 “시험삼아 구입해 사용해보고는 하루 만에 팔았다”고 비꼬기도 했다.
지지부진하던 스마트워치 시장은 ‘2세대 애플워치’로 변곡점을 맞았다. 애플이 2016년 9월 선보인 2세대 애플워치는 걷기·운동·서기 등을 감지 가능한 ‘활동 앱’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처음부터 고도화된 건강관리 기능을 스마트워치에 탑재한 것은 아니었다. 시장 초기만 해도 하루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 가능한 ‘만보기’ 기능이 거의 전부였다”며 “대중화를 목표로 다양한 기능을 도입하고 시장 반응을 보면서 ‘운동 도우미’라는 방향성을 정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기어’라는 브랜드명을 버리고 새롭게 선보인 ‘워치’ 시리즈에서 ▲스트레스 ▲수면시간 ▲운동량 측정 등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2020년부터는 커프 대신 스마트워치의 심박센서를 활용한 혈압 측정 기능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등 자사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간편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삼성 헬스 모니터’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앱 활용 혈압측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a Medical Device·SaMD)를 세계 최초로 허가했다. 스마트워치가 측정한 맥박파형과 이용자가 사전에 입력한 혈압 값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이다.
심전도(ECG)도 간편하게 측정 가능하다. 앱을 열어둔 뒤 손가락 끝을 스마트워치 우측 상단 버튼에 30초간 갖다 대면 된다. 버튼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측정한 심장의 전기 신호를 앱이 분석해 동리듬(Sinus Rhythm)과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여부를 판정한다.
향후 삼성전자와 애플은 자사 스마트워치에 비침습 혈당측정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를 앞둔 갤럭시워치4와 애플워치7에서는 당장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탑재될 것이라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다.
‘운동 비서’로서 방향성을 잡은 스마트워치의 출하량은 급격히 늘어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다. 국내 스마트워치 출하량도 16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60% 늘었다.
특히 시장을 선도한 애플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33%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3390만 대의 스마트워치를 팔았고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정구민 교수는 “스마트워치를 필두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으로 뛰어드는 회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며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된 의료 데이터는 단순 연구부터 마케팅까지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데이터를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관련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스마트워치를 통한 혈압 측정, 정확할까?
Q: 스마트워치를 통해 측정된 혈압의 정확도는 어느정도일까?
A(이해영 서울의대 순환기 내과 교수) :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가 증명된 것이다. 혈압측정기의 ISO 인증 기준에서 모집대상 환자중 140mmHg 이상 20%, 160mmHg 이상 5%를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삼성은 각각 24%, 8%로 대상 환자 모집 여건을 갖췄다.
Q: 스마트워치가 가정혈압계를 대체할까?
A:스마트워치가 가정혈압계를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 갤럭시 스마트워치 혈압계의 경우 측정값 범위 수축기/이완기 혈압 70~180/40~120mmHg를 벗어나는 혈압 측정을 제한하고 있다. 아직 고혈압 범위의 검증 자료의 제한으로 환자 대상 연구가 없어 업체 측도 ‘고혈압, 심장 관련이나 기타 의학적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로 명시하고 있다.
Q: 스마트워치를 통해 측정된 혈압의 정확도는 어느정도일까?
A(이해영 서울의대 순환기 내과 교수) :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가 증명된 것이다. 혈압측정기의 ISO 인증 기준에서 모집대상 환자중 140mmHg 이상 20%, 160mmHg 이상 5%를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삼성은 각각 24%, 8%로 대상 환자 모집 여건을 갖췄다.
Q: 스마트워치가 가정혈압계를 대체할까?
A:스마트워치가 가정혈압계를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다. 갤럭시 스마트워치 혈압계의 경우 측정값 범위 수축기/이완기 혈압 70~180/40~120mmHg를 벗어나는 혈압 측정을 제한하고 있다. 아직 고혈압 범위의 검증 자료의 제한으로 환자 대상 연구가 없어 업체 측도 ‘고혈압, 심장 관련이나 기타 의학적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로 명시하고 있다.
꼭 먹어야 약?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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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발전으로 ‘먹지 않는’ 디지털 약에 대한 연구개발도 점차 활발해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먹지 마세요, 뇌에 양보하세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전자약(Electroceuticals)은 전기자극 등을 통해 신경신호를 인위적으로 제어해 면역과 대사 관련 질환을 치료하거나 완화하는 약물 대체 치료법이다. 바이오전자 의료(Bioelectronic medicine)라고도 불린다. 전자기적인 자극을 신체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보며 전기자극치료, 자기장치료, 신경자극치료 등으로 나뉜다.
하드웨어(HW) 형태인 전자약과 달리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형태의 의료기기로 정의된다. 모바일 앱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면·식이·운동·훈련 등의 규칙적인 수행을 보조함으로써 인지행동의 변화를 유도해 효과를 거두는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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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킬리 인터랙티브의 게임 기반 ADHD 디지털 치료제 ‘인데버Rx’. /사진=캡처 |
다만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 입증이 이뤄진 제품은 아직 많다고 할 수 없다. 디지털 치료제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페어테라퓨틱스의 약물중독 치료용 앱 ‘리셋’을 허가한 게 세계 최초다. 이 회사는 불면증 치료제 ‘솜리스트’도 지난해 3월 허가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아킬리인터랙티브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용 ‘인데버Rx’가 게임 기반 치료제 중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을 거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 블루, 전자약으로 해결?
전자약의 경우 자기장으로 뇌세포나 신경을 자극해 정신질환이나 만성질환의 개선을 돕는 기기들이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약처의 전자약 시판 허가를 받은 첫 사례가 등장했다. 네오펙트 자회사인 벤처기업 와이브레인의 ‘마인드 스팀’이 지난 4월 우울증 개선 용도로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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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두개직류전기자극기 ‘마인드스팀’ 사용 모습. /사진제공=와이브레인 |
김성진 와이브레인 사업부문장은 “우울증에 대해 경두개직류자극술의 재택 사용이 승인된 것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FDA 승인을 올 하반기 신청할 예정”이라며 “와이브레인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적인 전자약부터 일회용 밴드처럼 사용 가능한 가정용 전자약까지 다양한 질환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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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 치료기 ‘UI큐브’(왼쪽)와 코어 근력 강화기 ‘퍼펙트’. /사진제공=리메드 |
코스닥 상장사인 리메드도 국내 전자약 분야에서 대표주자로 꼽힌다.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전자약 용처로 퇴행성 질환에 주목한 이 회사는 만성통증 치료 분야인 신경자기자극(NMS) 제품에서 지난 5월 미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를 포함해 뇌 재활 분야인 경두개자기자극 제품 및 에스테틱 분야인 코어근력자기자극(CSMS) 제품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자기자극(MS) 기술 기반으로 재활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정수 리메드 부본부장은 “대학연구기관과 협업해 ‘로봇제어 기술과의 결합’을 연구하고 ‘브레인 내비게이션’ 기술도 개발 중”이라며 “현재 재택용 치료기기와 혈관성 치매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분야 등 뇌질환 재활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코어 근력 강화 등 건강증진 사업 분야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탈 통신’ 한계 돌파, 인터넷·게임업계도 DTx ‘관심’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인 KT도 ‘탈 통신’ 행보를 바이오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 ‘디지털&바이오헬스 P-TF’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미국 뉴로시그마사와 국내외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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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KT 미래가치추진실장 부사장(왼쪽)과 레온 액치안 뉴로시그마 CEO가 비대면으로 협약을 맺는 모습. /사진제공=KT |
ADHD를 치료하는 전자약으로는 최초로 미국 FDA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이 기술을 활용해 우울증 및 뇌전증 질환에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FDA 승인을 추가로 받기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국내의 경우 상용화를 위한 제품 현지화 및 인허가 작업에 KT가 직접 기여해 사업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KT는 자사 데이터 관리·분석 및 SW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KT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분야 자체 R&D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환자 대상 임상적 근거도 축적해나갈 계획이다. 임상적 근거와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망 업체를 통한 선제적 투자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대형병원과 제약사 등 시장 주요 플레이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관련 규제 완화나 사업모델 확립 등 과제도 풀어나갈 방침이다.
KT 디지털&바이오헬스P-TF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만성질환, 정신질환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 기존 약물 대비 낮은 부작용과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이며 급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전자약의 경우에도 HW 형태이지만 SW와 결합해 HW 탑재형 디지털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료제의 경우 게임과 VR 등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국내 IT·게임업계의 관심도 높아진다. 국내 주요 IT·게임 기업이 모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지난 6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디지털 치료제 개발·실증사업 공동주관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ADHD 등 정신건강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발굴에 함께 나선다.
양 기관의 이번 사업에서 핵심은 실증 테스트다. 병원과 협력해 인지나 행동장애 관련 질병에 유효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까지 수행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단순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 사용 가능 여부까지 검증하는 사업이다. 올 연말쯤에 사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양천 인기협 기획실장은 “이제 막 시작되는 대한민국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바탕을 만드는 일을 인기협과 광주진흥원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향후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과 정부에 그 유효성을 전파하고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게임(앱) 기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지원군이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걸음마… 지원과 협력 필요
정부도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코로나 이후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주관기관으로 한양대학교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김형숙 교수팀을 선정하고 용홍택 제1차관 주재로 연구자 간담회도 가졌다. 같은 달 보건복지부 주관 2021년 연구중심병원육성 R&D 지원사업 신규과제 ‘미래형 환자 중심 K-DEM(디지털·전자약) 스테이션 구축 사업’ 연구중심병원에는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당뇨·치매·혈압·우울증 등 고질병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초기인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지난해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시행하고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시작된 게 채 1년이 안 됐다. 정책에 대해 거론하긴 이르다”면서도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에 규제부터 나타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격차(디지털 디바이드)도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홍진 정신의학과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를 쓸 환자 중 노령층 비중이 높기에 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환자들의 필요와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개발진이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팽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특히 KT는 자사 데이터 관리·분석 및 SW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KT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분야 자체 R&D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환자 대상 임상적 근거도 축적해나갈 계획이다. 임상적 근거와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망 업체를 통한 선제적 투자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대형병원과 제약사 등 시장 주요 플레이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관련 규제 완화나 사업모델 확립 등 과제도 풀어나갈 방침이다.
KT 디지털&바이오헬스P-TF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만성질환, 정신질환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 기존 약물 대비 낮은 부작용과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이며 급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전자약의 경우에도 HW 형태이지만 SW와 결합해 HW 탑재형 디지털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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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왼쪽)과 탁용성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이 DTx 개발·실증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MOU를 맺는 모습. /사진제공=인기협 |
양 기관의 이번 사업에서 핵심은 실증 테스트다. 병원과 협력해 인지나 행동장애 관련 질병에 유효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까지 수행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단순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 사용 가능 여부까지 검증하는 사업이다. 올 연말쯤에 사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양천 인기협 기획실장은 “이제 막 시작되는 대한민국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바탕을 만드는 일을 인기협과 광주진흥원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향후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과 정부에 그 유효성을 전파하고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게임(앱) 기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지원군이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걸음마… 지원과 협력 필요
정부도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코로나 이후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주관기관으로 한양대학교 인텔리전스컴퓨팅학부 김형숙 교수팀을 선정하고 용홍택 제1차관 주재로 연구자 간담회도 가졌다. 같은 달 보건복지부 주관 2021년 연구중심병원육성 R&D 지원사업 신규과제 ‘미래형 환자 중심 K-DEM(디지털·전자약) 스테이션 구축 사업’ 연구중심병원에는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당뇨·치매·혈압·우울증 등 고질병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초기인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지난해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시행하고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시작된 게 채 1년이 안 됐다. 정책에 대해 거론하긴 이르다”면서도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에 규제부터 나타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격차(디지털 디바이드)도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홍진 정신의학과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를 쓸 환자 중 노령층 비중이 높기에 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환자들의 필요와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개발진이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팽동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