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 투자가 올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는 지난 2019년 호황기를 맞이한 뒤 지난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소외됐다. 하지만 수익률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리츠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도입 20년, 70조원 규모로 성장… 상장리츠 수익률 올들어 20%↑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상가나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나 매각으로 수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액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등 부동산을 간접적으로 살 수 있는 셈이다. 상장한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현금화가 쉽다.

1960년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리츠는 2001년 한국에 처음 도입됐다. 리츠 도입 첫해 시장규모는 약 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7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리츠 운용자산규모는 70조50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조1044억원)과 비교해 23.46% 늘었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공모리츠의 시가총액은 5조2535억원으로 전년말(4조442억원)대비 155.3% 증가했다.

국내 도입 이후 오랜 기간 성장이 정체됐던 상장 리츠는 2018년 5개에서 출발해 2019년 한차례 호황기를 맞이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13개 리츠 중 8개가 2019년 이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동안 리츠는 사모·비상장 형태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아직 시장 형성 단계로 볼 수 있다. 상장 리츠는 전체 리츠(294개)의 4%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 중인 리츠는 ▲이리츠코크랩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이지스밸류리츠 ▲NH프라임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등 13개다. 

리츠는 지난해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하지만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리츠 투자심리도 되살아났다. 국내에 상장된 13개 리츠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연초 대비 평균 1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6.7%)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과 오피스텔 등 국내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에이리츠는 올 초 대비 74.47%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뜨거워진 영향이다. 모두투어리츠(40.07%) 케이탑리츠(32.31%) 등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최근 선진국 위주로 백신 효과가 나타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이 다시 활기를 찾은 데다 코로나19 이후 물류센터 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수익이 매력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13개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7.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연 0.99%, 은행 예금이 연 1.05%인 것과 비교했을때 7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6개 리츠의 상장 시점이 하반기에 몰려 정상적인 배당이 이뤄지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배당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추가 자산 편입으로 수익률 ‘업그레이드’… “저가매수 기회 삼아야”

국내 상장 리츠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수익률 제고에 힘쓰고 있다. 부동산투자법상 리츠는 특별주주총회와 국토부의 인가를 받으면 신규 개발사업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신한알파리츠가 상장 리츠 중 지속적인 자산 편입을 통해 성장하는 모델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판교 크래프톤타워 추가 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3개 오피스를 추가 편입했다. 

현재 이지스밸류리츠는 용인 복합물류 개발,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시흥 목감 주유소 개발을 신규로 추진하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최근 국내 물류센터의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완공 자산을 편입하기가 어려워져 개발형 자산을 편입하고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사업을 결정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170여개의 주유소 부지를 미래 트렌드에 맞는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전환되는 자산 유형은 전기차 충전소, 도심 물류, 드라이브스루 리테일 등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맞게 수요가 증대되는 자산군들이다.

이지스밸류리츠와 코람코에너지리츠는 개발사업을 위한 주총 결의와 국토부 변경인가 과정을 진행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현재 변경인가를 마친 상태다. 

국내 상장 리츠는 하반기 들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이 상장리츠의 태동기였다면 올해는 진화기”라며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저조했지만 올해 코로나19의 영향력 완화와 리츠의 자구책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예정된 리츠 상장과 유상증자를 고려하면 국내 상장리츠의 2022년 말 예상 시가총액은 약 17조원이며 코스피시장 내 비중은 0.7%”라며 “매년 2~3조원의 신규 상장과 시가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2023년 코스피시장 내 비중은 1.0%, 2026년엔 2.0%가 예상되는데, 현재 일본과 미국의 주식시장 내 리츠의 비중이 2%”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