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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은 여성들의 가사 노동이 집중되는 시기다. 특히 시댁을 방문해 차례상을 준비하는 등 집중된 가사 노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주요 명절증후군 중 하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정확한 명칭은 수근관증후군이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인 수근관(손목 터널)이 손으로 들어가는 신경(정중신경)을 눌러 손 저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하면 엄지 근육이 쇠약해지고 위축 증상이 나타난다.
손가락을 많이 사용해 힘줄이 과도하게 움직이면 염증반응으로 터널 안에 부기가 발생하고 결국 신경이 눌리면서 저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상황이 심해지면 손의 힘이 약해지고 손목을 잘 못 쓰는 것과 같은 운동마비 증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명절에는 과도한 노동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발병이 의심된다면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집안일 중에는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팔꿈치와 손목에 밴드(보호대)를 착용하고 일하거나 도마와 칼 대신 채칼이나 믹서를 쓰고 행주 대신 키친타월을 사용해 최대한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신경 타진 검사, 수근 굴곡 검사, 전기적 검사 등을 통해 질환을 구분한다.
신경 타진 검사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의 신경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이상 감각이나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수근 굴곡 검사는 손바닥을 안쪽으로 향한 뒤 손목을 꺾었을 때 정중신경에 통증이 나타나는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전기적 검사는 엄지손가락 밑부분의 볼록한 부분인 무지구 근육에 근전도 이상이 있는지와 손목 내 신경 전달속도의 지연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다. 전기적 검사에서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하다고 나온 경우 증세가 심각하지 않더라도 3~6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는 경우 등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사, 소염진통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법과 손목 부목이나 보조기 등을 활용한 비수술적 치료법,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