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신반포27차 재건축에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들고 수주전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김창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신반포27차 재건축에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들고 수주전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화랑27차아파트'(신반포27차)가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 1월23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단 한 곳의 건설업체도 나서지 않았다.

신반포27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다시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까진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하면 수주 의지를 보인 건설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현장설명회 흥행 기대감… 뚜껑 여니 유찰

1985년 1월 준공돼 올해 39년차에 접어든 신반포27차는 서초구 잠원동 56-2번지 일대 5764.9㎡ 부지에 들어선 156가구, 12층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전용면적 58.06㎡, 118.82㎡ 두 개로만 구성됐으며 복도식 구조를 갖췄다.


조합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신반포27차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8층 아파트 2개동 21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 연면적 3만5800㎡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보면 조합이 책정한 예상 총 공사비는 약 984억원이다. 조합이 계획한 재건축 연면적(3만5800㎡) 기준으로 3.3㎡당 공사비는 약 907만원 수준이다. 이는 인근 재건축 단지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은 아니다.

99개동 3590가구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공사비는 2019년 2조6363억원(3.3㎡당 548만원)으로 책정됐다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최근 3.3㎡당 829만원 수준으로 증액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현장설명회의 열기는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호반건설·HDC현대산업개발·DL건설·대방건설·금호건설(2023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순) 등 8개 건설업체가 참여해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단지 규모가 작아도 반포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만큼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건설업체의 수주 경쟁이 기대됐지만 정작 본 입찰에 나선 건설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반포 일대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입지 장점을 가져 시공사들의 러브콜을 받은 것과 달리 신반포27차는 나홀로 단지라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다. 조합은 조만간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 재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58㎡ 기준 시세가 16억원대인 만큼 충분한 가치가 반영됐다"며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가깝고 학군이 뛰어난 데다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최적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가 신반포27차 재건축 사업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김창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신반포27차 재건축 사업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김창성 기자

SK에코플랜트 관심 이유는

지난달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한차례 흥행 참패를 본 신반포27차 조합은 공사비와 각종 사업조건 등에 대한 재논의를 거쳐 시공사를 다시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단지 재건축 수주에 관심을 보인 건설업체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SK에코플랜트 뿐이다.

SK에코플랜트는 신반포27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2022년 8월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부산 수영구 광안2구역 재개발 ▲서울 광진구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서울 동작구 노량진2구역·7구역 재개발 ▲서울 용산구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등에 드파인을 적용했다. 오는 6월 부산 '드파인센텀 아파트'가 준공되면 1호 단지가 된다.

신반포27차에 드파인을 적용할 경우 강남권 최초의 하이엔드 단지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반포 일대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 ▲GS건설 '자이' ▲DL이앤씨 '아크로' 등 상위권 건설업체들의 재건축 텃밭이었다. SK에코플랜드의 드파인은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신반포27차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을 앞두고 신반포27차 아파트 외벽에 명절 인사와 재건축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어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최근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 불참한 건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을 검토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됐을 뿐"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드파인 적용을 비롯해 사업성 검토를 해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반포27차는 2차 입찰에서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 할 경우도 다시 유찰 처리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총 2회까지 유찰된다. 시공사 선정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2차 입찰에서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 할 경우 유찰된 후 수의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