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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이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요."
인플루언서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인플루언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상에서 수천명, 수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소위 '인터넷 셀럽'이라고도 부른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과 같은 SNS가 대중화되면서 인플루언서는 여론이나 마케팅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들은 대중의 인기와 함께 고수입을 올리면서 10~20대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유튜브에 '인플루언서'를 검색하면 '인플루언서 되는 법'이 가장 상단에 뜰 정도다.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에 비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로 성공하려면 남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팔로워 많다고 인플루언서 선정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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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가 인플루언서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네이버가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관리 사이트다.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선정되면 자신의 게시물이 네이버의 메인 피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여러 채널의 콘텐츠를 하나의 주제로 엮어 발행하는 '토픽'은 네이버 홈피드를 장식한다.
또 '브랜드 커넥트'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가 주어진다. 촬영·편집·세무·법무 등 1인 크리에이터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 사이트에는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어요. 네이버에 나만의 채널을 만들고 좋은 콘텐츠, 꾸준한 활동, 한 가지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가 되어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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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문구처럼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지만 인플루언서로 채택되기란 쉽지 않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의 김민수 리더는 해당 플랫폼에 대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창작자가 직접 지원하고 관리자가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일정 활동 기준을 충족하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인플루언서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김 리더는 "현재 약 2만명의 인플루언서가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며 매주 2000명 정도가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나 유튜브 구독자가 많으면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쉽게 합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김 리더는 인플루언서 심사기준 가운데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그는 "지원하는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양질의 콘텐츠를 발행하는지 면밀히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길거리 캐스팅은 옛말… 요즘은 SNS 캐스팅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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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회사에서 직접 인플루언서 지망생을 캐스팅하는 경우도 있다.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인스타그램·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이모씨(23·여)는 한 인플루언서 기획사로부터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캐스팅을 제안받았다. 이씨는 현재 인플루언서 지망생을 관리해주는 '유니크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다.
이씨는 "해당 엔터테인먼트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관리해준다"며 "패션위크나 인플루언서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에 초청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동행해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니크 엔터테인먼트는 틱톡 라이브 방송의 콘셉트나 촬영 구도, 영상 업로드 시 기재할 문구와 해시태그 등을 지시한다. 방송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스튜디오와 장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씨는 "어느 정도 팔로워를 갖추면 제품 협찬, 모델 지원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플루언서로서 경쟁력을 얻는 방법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씨는 "방송 전 공지는 필수다. 라이브 방송은 주 4회 이상, 하루 5시간 이상 해야 계정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며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을 주 4회 이상 업로드해야 노출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광고계,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 선호?
최근 들어 마케팅 수단으로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를 선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인플루언서 영향력 분석 스타트업 '피처링'의 장지훈 대표는 지난달 27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마케팅을 진행하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모두의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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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브랜드 커넥트의 김선민 리더는 "광고 트렌드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광고 모델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는 케이스가 많았지만 요즘은 상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진정성 있는 후기를 작성하는 인플루언서와의 제휴를 더욱 선호한다는 것.
이씨는 "인플루언서들이 유행을 선도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챌린지'를 유행시키면 연예인이 그 영상을 따라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의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해질수록 인플루언서와 그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지녀야 할 책임감도 그만큼 커진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인플루언서는 대중에게 미칠 파장을 한 번 더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또 마케팅에 따른 부작용을 충분히 제고해 홍보에 활용해야 한다.
이씨는 "틱톡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내 사소한 행동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망칠까봐 두렵다"며 "앞으로도 내가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