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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언질도 없이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라니. 바로 김신영의 이야기다.
지난 2022년 10월16일 방송을 시작으로 남다른 각오로 전국민의 관심 속에 MC로 활약해 온 김신영이 지난 4일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교체를 통보받았다.
34년 동안 진행을 맡은 고 송해의 후임이자 프로그램의 최초 여성 MC로 주목받은 김신영. 당시 김신영은 "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국민 여러분이 허락해 주실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며 "올해로 라디오만 10년 차다. 제 활동의 반을 라디오에서 했는데 이제는 제 인생 모든 것을 '전국노래자랑'에 바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남다른 각오로 부담감을 이겨내고 MC로 열심히 달려온 김신영인 만큼 일방적인 KBS의 하차 통보에 시청자 또한 충격에 빠졌다. 머니S는 갑작스럽게 '전국노래자랑' MC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김신영을 5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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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KBS 측은 "'전국노래자랑'의 새 진행자로 남희석이 확정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故 송해에 이어 젊은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던 김신영에게 감사드리며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에게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BS 측에 따르면 '전국노래자랑'의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의 첫 방송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측은 이날 김신영의 하차에 대해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고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신영의 마지막 녹화는 오는 9일 진행된다. 씨제스 스튜디오는 "김신영은 2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들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김신영의 하차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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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상당수 프로그램 제작진이 갑자기 교체되거나 폐지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직후 주요 뉴스 앵커들이 전면 교체되고 '주진우 라이브' '더 라이브' 등을 비롯한 시사 프로그램들이 사라졌다. 올초에는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이 시청률과 재정 위기 등을 이유로 시청자 반대 속에 폐지됐다. 최근엔 KBS의 대표적인 역사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갑작스럽게 시즌 종영했다.
제작진, 진행자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김신영의 하차를 통보한 KBS. '공정'과 '수신료의 가치'를 논하던 KBS가 과연 공정했는지, 이헌 일들이 KBS가 강조해오던 수신료의 가치였는지 의문점이 남는다. KBS의 무례한 행동으로 2년여간 함께 해온 김신영에게도, 뒤를 이어갈 후임자도 피해를 보게 됐다. 김신영의 하차와 더불어 남희석이 새 MC로 발탁됐지만 해당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