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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①280조 시장 선점…EV 전용제품에 사활
②한국-금호, 같은 듯 다른 전략
③전기차용 타이어, 속부터 다르다
국내 타이어 3사가 전기차(EV)용 제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모으고 있다. 3사는 모두 올해 EV 타이어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능력을 갑자기 키우는 건 한계가 있는 만큼 생산하는 제품군을 재정비해 수익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Original Equipment Tyre·OET) 중 EV 비중을 올해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5%에서 10%p(포인트) 늘려 잡았다. 금호타이어도 같은 기간 9%에서 16% 이상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최대 35%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EV 제품 비중 8%를 기록한 넥센타이어는 올해 10%로 늘린 뒤 2027년엔 전체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타이어 3사는 EV용 제품의 경우 OET 납품에 집중, 교체용 타이어(Replacement Equipment Tyre·RET)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수요는 OE시장이 30%, RE가 70%다.
타이어업계는 국내 타이어 3사가 일반적인 내연기관자동차용 제품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특히 내연기관차용 프리미엄 제품 측면에선 글로벌 리딩 브랜드와 직접 경쟁이 어려워서다.
'전용 제품'으로 승부수 띄운다
타이어업계는 소재와 생산공정이 비슷한 데다 막대한 설비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구조상 순위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타이어는 자동차 주행 시 안정성은 물론 경제성까지 함께 충족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고도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 역시 출고 당시 끼워진 것과 같은 제품이나 브랜드를 선호한다.타이어프레스의 지난해 글로벌 타이어업계 통계를 보면 매출액 기준 타이어 업체 순위는 2021년과 2022년 연속 1위부터 9위까지 변동이 없다. 1위는 미쉐린, 2위 브리지스톤, 3위 굿이어, 4위 콘티넨탈, 5위 스미토모, 6위 피렐리, 7위 한국타이어, 8위 요코하마, 9위 ZC러버 순이다. 금호타이어는 18위에서 15위로 올라섰고, 넥센타이어는 20위로 변동이 없다.
국내 타이어 3사가 전기차용 제품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순위 상승도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피렐리타이어, 스미토모와 근소한 차이며 금호타이어는 지티타이어 및 아폴로타이어와 큰 차이가 없다. 넥센타이어도 타이탄과 비슷하다.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 없는 만큼 매출 규모를 키우려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파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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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전용 타이어 시장규모는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FMI)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규모를 94억4410만달러(약 12조6692억원)로 예측했고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26.6% 성장, 10년 뒤인 2033년에는 10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2022년 460억달러(약 61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EV 전용 타이어 시장이 2023년 541억8000만달러(약 72조5903억원)로, 2032년에는 2141억9000만달러(약 286조8432억원)로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급격히 성장을 전망하는 이유는 2020년부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됐는데 타이어 교체 시점이 올해부터 시작, 수요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 등이 없지만 무거운 배터리를 대량 탑재하면서 내연기관차보다 평균적으로 200~300kg쯤 더 무겁다. 게다가 낮은 속도에서부터 최대 힘을 낼 수 있어서 타이어 마모가 빠르다. 이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이 교체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개별 브랜드 전략 성과는
국내 타이어 3사는 EV 전용 브랜드를 앞세운다. 한국타이어는 '아이온',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출시했다. 넥센타이어도 전용 브랜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타이어업계는 국내 타이어 3사의 경우 EV 전용 브랜드가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EV 전용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대표 브랜드의 가치보다 전용 브랜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제품 단가가 비싼 EV 전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타이어 분진까지 규제하는 유로7 환경규제 속 분명한 전기차 트렌드에 대응코자 전용 브랜드를 앞세운 건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각인효과를 누리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