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이용자 수 유지를 이뤄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이용자 수 유지를 이뤄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지난해 쿠팡이츠가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10% 할인이라는 파격 혜택을 제공했음에도 배달의민족(배민)의 실적과 이용자 수는 굳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9%, 영업이익은 65.0% 증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실적에 대해 "배민B마트 등 그동안 지속해서 투자해 온 커머스 사업이 결실을 맺고 알뜰배달 등 신규 서비스가 업계 치열한 경쟁에서도 타사 대비 이용자 확보 및 유지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사업 분야 중 상품 매출이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하며 배민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물류 과정 효율화를 통해 운반비, 보관비 등 비용을 절감해 이익률 개선에도 기여했다.

배민배달, 가게배달 등 음식배달 사업이 포함된 서비스 매출은 2조7187억원으로 전년(2조4233억원) 대비 12.2% 늘었다. 배민 측은 특히 지난해 4월 도입한 자체 묶음배달 '알뜰배달'이 서비스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철옹성 같은 '점유율 65%'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1일 '알뜰배달 무료 서비스'를 발표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1일 '알뜰배달 무료 서비스'를 발표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민의 지난해 호실적은 쿠팡이츠의 공세에서도 이용자 수를 지켜내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4월 쿠팡이츠는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에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쿠팡이츠의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월 378만명에서 7월 415만명, 12월 559만명까지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배민은 MAU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지난해 1월 MAU는 2213만명, 7월 2204만명, 12월 2244만명으로 2200만명대를 유지했다. 이용자 이탈은 업계 2위인 요기요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758만명에 달했던 MAU가 12월 649만명까지 줄었다. 배달앱 점유율은 여전히 배민이 65%가량으로 1위다.

배민이 장악한 배달앱 시장에서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 10% 할인 대신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로 승부수를 뒀다. 이에 배민은 이날 알뜰배달을 무료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배민 회원은 배민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알뜰배달 배달팁 무료 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 쿠폰은 무제한 재발급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혜택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번 알뜰배달 무료 서비스는 경쟁사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이면희 우아한형제들 푸드마케팅실장은 "멤버십, 패스 같은 구독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배민 고객이라면 누구나 알뜰배달 무료 배달과 1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유료멤버십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통해 무료배달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만 배민의 알뜰배달 무료 제공은 쿠폰제로 종료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폰제는 프로모션 개념으로 기간 연장과 종료를 회사에서 정할 수 있다"며 "언제까지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할지는 배민 마음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