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플랙스 사무실 전경/사진제공=한국타이어
테크노플랙스 사무실 전경/사진제공=한국타이어

삭막할 것 같았던 예상과 달리 건물 외벽은 물론 중앙에 자리잡은 커다란 홀에는 유리모듈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실내에서도 자연채광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배려, 건강도 챙기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트인 개방감은 사무 공간으로도 이어지고 마음에 드는 곳에 자유롭게 앉을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 본사 건물인 '테크노플렉스' 얘기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의 본사 테크노플렉스와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인 한국테크노돔을 방문했다.


테크노플렉스는 한국타이어가 2020년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신축한 스마트 오피스로 지하6층에서 지상 10층에 4만8000여㎡여 규모를 자랑한다.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노먼 포스터 경이 설립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노먼 포스터는 미국 뉴욕 허스트타워, 애플 우주선 신사옥 등을 설계한 장본인이다.

1층 강당에서 한국타이어의 전기차타이어 아이온의 강점과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테크노플렉스 투어를 시작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향했다. 뻥 뚤린 중앙홀을 바라보니 개방적인 사무실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테크노플렉스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정 좌석이 아닌 직원들이 좌석을 신청해 지정하는 자율좌석제를 도입하고 있다. 파티션 이용한 공간 분리가 아닌 카페나 호텔라운지 같은 분위기가 연상된다.
테크노플랙스 사무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테크노플랙스 사무실 /사진제공=한국타이어

사무실 곳곳에 회의 공간이 마련된 점도 흔히 떠올리는 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회의실 외에도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직원들이 수시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의 자율적인 소통을 통한 창의성 촉진 등이 보이는 부분이었다.

우주선 연상되는 테크노돔… 한국타이어 아이디어의 산실

한국테크노돔 전경/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테크노돔 전경/사진제공=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투어를 마치고 한국타이어의 품질 비결을 만나볼 수 있는 대전 중앙연구소인 '한국테크노돔'으로 이동했다. 버스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간 한국테크노돔은 둥근 지붕 형태로 건물 주변의 검은 연못과 어우러져 우주선처럼 보였다. 테크노플렉스와 마찬가지로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설계했다.

테크노돔은 한국타이어가 운영하는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국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을 통합 관리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 규모인 연구동과 지하 1층과 지상 7층 규모의 레지던스 건물로 구성됐다. 내부는 테크노플렉스와 마찬가지로 개방적인 모습을 갖췄다. 사무실은 대부분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었다.
한국테크노돔 연구시설 및 사무실/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테크노돔 연구시설 및 사무실/사진제공=한국타이어

연구원 안내를 따라 타이어 소음을 측정하는 타이어 무향실을 살펴봤다. 타이어 트레드 패턴과 노면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는 타이어 소음을 측정하는 공간이다. 차는 고정돼있고 바퀴만 롤러 위를 굴러가는 형태다. 아래 롤러의 종류를 달리하며 노면 조건은 3가지로 측정 가능하다.

연구원은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을때 무향실 내부는 18데시벨 (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dB로 표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용한 사무실이 50데시벨 정도이고 모기소리와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20데시벨이다. 소리 반사가 없어서 다른 세계 공간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타이어 패턴을 측정하는 3D 스캐너 장비실도 둘러볼 수 있었다. 3D스캐너는 인간의 몸속을 보여주는 MRI(자기공명영장치)와 비슷한 장비다. 제품 설계는 물론 테스트 과정에서의 변화도 측정 가능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킷에서의 시험에 앞서 사전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실이었다. 실제 운전 상황과 같은 모든 특성 값을 가상의 테스트 드라이빙을 통해 디지털로 기록했다. 경주차에서 나오는 굉음과 대형모니터 화면을 통해 수치 확인이 가능하다.데이터를 활용해 타이어 하중이 쏠리는 순간과 온도가 언제 많이 올라가는지 등을 분석했다.

연구시설 뿐 아니라 직원들간의 소통을 돕는 공간도 만들어져 있었다. 직원 복지시설은 지하 1층에 마련됐다. 헬스장, 카페, 편의점, 도서관, 체지방 분석을 해주는 웨니스센터까지 모여있어 대형 쇼핑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구소 인사팀 관계자는 "테크노돔은 타이어기술뿐 아니라 일하는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을 투어를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급격하게 변하는 모빌리티 산업에서 타이어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