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1분기 매출이 9조450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최대 기록을 썼다. /사진=쿠팡
쿠팡의 1분기 매출이 9조4505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최대 기록을 썼다. /사진=쿠팡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한국 공략이 가장 거셌던 올 1분기, 쿠팡의 매출은 굳건했다. 1분기 매출 9조원을 넘기며 분기 매출 기준 최대를 경신했다.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이다. 전년 대비 매출(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은 28% 증가했고 영업이익(1362억원·1억677만달러)은 61% 감소했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9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의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는 성장을 이어갔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했다.

쿠팡에서 쇼핑하는 소비자가 더 늘어났고, 돈도 더 많이 썼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전년(1860만명) 대비 16% 늘어났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다.

이는 1분기 C커머스가 돌풍을 일으킨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실적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1분기 주요 쇼핑앱 월평균이용자수(MAU)는 ▲쿠팡 3026만5384명 ▲알리익스프레스(알리) 807만6714명 ▲G마켓·옥션 835만9696명 ▲테무 660만4169명 등이다.


알리와 테무의 MAU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결제추정액은 적었다. 같은 기간 주요 쇼핑앱 결제추정액은 ▲쿠팡 12조7034억원 ▲G마켓·옥션 3조5548억원 ▲11번가 2조631억원 ▲티몬은 1조8435억원 등으로 국내 이커머스가 우위를 지켰다. 알리의 결제추정액은 8196억원, 테무는 911억원에 그쳤다.

거래액이 적게 나타난 이유는 알리·테무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초저가 상품 위주 쇼핑을 즐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의 1인당 결제추정액은 최대 16만원대에 형성됐지만 알리는 3만원대, 테무는 4451원으로 5000원이 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중국산'에 뿌리 깊은 편견이 있다. 값싼 물건 외에는 중국 직구를 선호하지 않아 이용자 수에 비해 결제추정액이 턱없이 낮은 것"이라며 "알리와 테무 등이 품질 관리와 소비자 대응을 크게 개선하지 않으면 C커머스 열풍은 점차 사그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