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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비롯해 이란 정부 관계자 9명을 태운 헬리콥터가 추락해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고 헬기 기종인 '벨- 212'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조종사 2명을 실은 '벨- 212' 헬기가 야간 훈련 중 추락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이 탑승하고 있던 에어로골프 서비스사의 해당 기종은 알 마크툼 국제공항을 기지를 출발해 해안 북동쪽 바다 원유 시추 플랫폼까지의 야간 훈련 비행을 진행하던 중 추락했다. 해당 추락 사고로 인해 '벨-212'에 탑승하고 있던 이집트와 남아프리카 국적 조종사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추락 사고기인 벨-212는 친미 팔레비 왕정 시절인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이란으로 인도된 기종이다. 하지만 1979년 미국과 단교 후 부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하면서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사망 사고로 이란의 노후화된 헬기 부품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AP통신을 통해 "어제 비극의 주범 중 하나는 미국"이라며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항공기와 항공 부품 판매를 금지하고 이란 국민이 좋은 항공 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공우주 분석가인 리차드 아불라피아 컨설턴트는 이란이 구형 헬기를 안전하게 비행하는 데 필요한 유지·보수 기술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을 드러냈다. 그는 이란이 암시장에서 부품을 구매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불라피아는 "암시장에는 많은 부품이 있다"며 "특히 벨-212의 경우 많은 부품들이 있는데 매우 오래된 기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세기 된 헬리콥터는 깨끗하게 유지 관리된다면 괜지만 암시장 부품과 현지 유지·보수 능력이 무엇이든, 그것은 좋은 조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