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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을 나눠 경영하고 있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과 조동길 한솔홀딩스 회장의 올 1분기 경영 성과가 주목된다. 두 회장이 각각 맡고 있는 회사의 올 1분기 실적과 주가 흐름을 봤을 때 동생인 조동길 회장의 성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은 고 이인희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 회장과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함께 경영하고 있다. 이원화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한솔케미칼은 조동혁 회장, 산업용지·인쇄용지 등을 판매하는 한솔제지는 조동길 회장이 경영한다.
올 1분기 실적 성과는 동생인 조동길 회장이 우위다. 한솔제지는 올 1분기 매출 5341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거뒀다. 매출이 4.8% 하락했으나 영업이익은 335.9% 급등했다. 판가 인상을 통해 산업용지 부문과 인쇄용지 부문 수익성을 개선한 게 주효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예정되는 등 북미 수요 회복이 예고된 점을 고려하면 인쇄용지 부문 실적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조동혁 회장이 이끄는 한솔케미칼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올 1분기 매출 1979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1분기와 견줬을 때 매출은 0.3%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2.0% 하락했다. 연결법인인 테이팩스의 수익성이 줄어든 게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힌다. 2차전지용 테이프 등을 생산하는 테이팩스는 올 1분기 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됐다. 2023년 1분기에는 30억원의 흑자를 거둔 바 있다.
주가 관리 측면에서도 조동길 회장이 뛰어났다. 한솔제지 종가는 올해 초(1월2일) 1만620원에서 1분기 말 1만300원(3월29일)으로 3.0% 내리는 데 그쳤다. 한솔케미칼 종가는 같은 기간 11.7%(23만1500원→ 20만4500원) 떨어지는 등 하락 폭이 컸다.
두 회사의 주가 흐름 차이는 올 2분기 들어 두드러졌다. 한솔제지는 오르고 한솔케미칼은 내리는 추세다. 한솔제지 종가는 지난달 17일 9930원을 저점을 찍은 후 이달 22일 1만1390원까지 14.7% 상승했다. 한솔케미칼 종가는 같은 기간 18만8000원에서 17만6000원으로 6.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