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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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경제지표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암시할 때는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발표되면 다시 불안정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물가지표는 지난 4월에 이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지난 1분기의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고용 호조가 소비 여력을 높여 물가 압력으로 이어졌으나 이제 물가 하락과 더불어 고용시장의 점진적 둔화는 연초 기대했던 통화정책 전환 조건을 재확인해줌으로써 연준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 사이로 유지하면서 올해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결정이다. 예상보다 더딘 물가 둔화 속도를 고려해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하는 대신 2025년과 2026년의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린다는 것으로 총 인하 횟수를 동일하게 유지한 점은 긍정적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주식시장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서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유인이 커진다.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채권 가격의 상승을 들 수 있다.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기존 고정금리 채권의 매력도가 높아져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 이는 신규 발행 채권의 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기존 채권의 상대적인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준다.


또한 금리 인하는 주로 단기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 금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곡선이 변화한다. 기업과 정부는 금리 인하에 따라 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채권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업의 신용 위험이 감소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고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 수요가 증가한다. 이는 동시에 미 달러의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금리 인하에 대비한 채권 투자 전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장기 채권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므로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고정금리 채권의 매력이 증가한다.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새로운 채권의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존의 높은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고정금리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의 차입 비용이 감소하고 이는 기업의 재정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면 금리 인하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비교적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국채보다는 회사채가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다양한 채권에 분산 투자할 수도 있다.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다양한 장기 국채, 회사채, 고수익 채권을 포함하는 ETF에 투자하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시키면서 금리 인하로 인한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인플레이션연계채권(TIPS)의 경우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동반하면 명목가치가 조정되므로 실질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존 채권의 이자 수익을 재투자해 더 많은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복리 효과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장기 채권을 꾸준히 매입한 이유는 채권 가격의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30년 국채의 잔존 만기가 20년이고 25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 가량 금리를 인하한다면 자본 차익은 5%에 달하고 채권 자체의 이자 소득까지 더하면 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다만 연준이 향후 기준금리의 경로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전까지는 자본 차익보다 인컴(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채권 투자는 단기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불확실한 국면에서도 매월 인컴을 쌓아갈 수 있는 월지급솔루션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유용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채권 본연의 수익은 자본 차익이 아니라 인컴이라는 걸 기억하자.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만약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면 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 니즈에 맞는 채권 전략(현금 흐름 확보, 자본 차익 극대화, 절세 등)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