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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만치료제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관측된다. 향후 차익 실현 매물 등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봉엘에스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2만2350원까지 급등했다. 전 거래일 종가(1만7210원) 대비 29.87%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장 초반 전 거래일 종가보다 6.89% 오른 1만5820원을 기록한 뒤 오전 11시쯤부터 상한가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봉엘에스는 2021년부터 친환경 용매를 이용한 비만치료제 시제품 제조 연구를 정부 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다른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다.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DXVX 주가는 309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2510원)와 견줬을 때 23.11% 오른 수준이다. DXVX는 최근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두 번째 신약후보물질 특허를 출원하며 비만·대사질환 신약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후 전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샤페론의 주가는 같은 기간 7.69% 오른 329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국내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위고비 국내 출시 기대감 영향으로 보인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다이어트 비법으로 언급해 유명해진 비만치료제다. 머스크 CEO는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를 통해 30파운드(13.6kg)가량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는 다음 달 위고비 한국 출시를 계획하고 품질관리 및 유통을 담당할 협력 업체들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비만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으나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열된 시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몇몇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제약·바이오 업계 특성상 주가 변동 폭이 큰 점을 고려하면 추후 주가가 하락 전환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각광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관련 업체들의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