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게임 개발사 약 2000억원 규모의 시프트업 주식 매수에 나서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시프트업이 지난 4월 선보인 신작 콘솔게임 '스텔라블레이드' 이미지. /사진=시프트업 제공
국민연금이 게임 개발사 약 2000억원 규모의 시프트업 주식 매수에 나서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시프트업이 지난 4월 선보인 신작 콘솔게임 '스텔라블레이드' 이미지. /사진=시프트업 제공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 주식 매수에 나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프트업은 올해 신작 콘솔게임 '스텔라블레이드'의 글로벌 흥행으로 대형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하반기 기존 주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IP에도 적극 투자하는 성장 전략을 펼쳐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주환원 정책 마련 계획도 밝혀 투자 매력을 키웠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8월30일 시프트업 주식 79만8598주를 매수했다. 지난 8월7일 278만7857주를 매수한 데 이은 두 번째 매수로 국민연금의 시프트업 지분은 기존 4.80%에서 6.15%로 늘어났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시프트업의 3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이 시프트업 주식을 매수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주가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개별 종목 투자 배경과 전망 등에 대한 것은 답변이 어렵다"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목적으로 '단순투자'를 꼽은 만큼 시프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차익실현을 위해 투자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분 보유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등 3단계로 나뉘는데 단순투자는 차익실현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정도가 가능하다.

시프트업이 국민연금의 투자 심리를 이끈 배경에는 실적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92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79%, 134.21%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과 함께 '승리의 여신: 니케' 업데이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은 시프트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서브컬쳐 게임 장르에서 차별화된 개발력을 보유했다는 평을 받는데 서브컬져 게임은 게임 산업 내에서도 고성장하고 있는 장르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게임 시장 성장률(CAGR)은 5.2%에 불과했으나 서브컬쳐 게임의 성장률은 16.7%에 달한다. 시프트업의 주요 IP '니케'는 서브컬쳐 본고장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위 IP 반열에 올라선 만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업계에서도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 출시와 2025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중국 판호 발급이 기대되기 때문에 신작이 부재해도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시프트업의 후속작 '프로젝트 위치스'는 출시 시기가 2027년으로 예정된 만큼 중·장기적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고 본다.

실적 모멘텀 외에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시프트업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 지난 6월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로드맵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장 이후 시프트업은 현재까지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한 적이 없어 김 대표의 이런 발언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높인다. 하나증권은 시프트업의 개발력을 바탕으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며 목표 주가를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대형 게임사 가운데 가장 탑 픽(Top Pick)이라며 시프트업의 목표 주가를 9만5000원으로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