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시 논술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연세대 학생들은 터질게 터졌다는 입장이다./사진=뉴스1
연세대 수시 논술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연세대 학생들은 터질게 터졌다는 입장이다./사진=뉴스1

수시 논술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1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연세대 학생들 사이에서 연세대 수시 논술 문제 유출 사건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이 많다. 논술전형으로 입학한 19학번 강모씨는 '연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 "동기들도 이번 일에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논술시험을 볼 때도 오류가 있었다"며 "시험 당시에는 인정이 안 되고 끝난 다음 전원 정답 처리됐던 적 있다. 감독부터 진행까지 원래 문제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수험생들의) 전자기기 소지 확인을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사진을 찍었던 학생도 처벌해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 논술 유출 의혹에 국민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터질 게 터졌다"는 연대 재학생과 졸업생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논술전형으로 입학한 문모씨는 논술 시험 당시 감독 인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씨는 "당시 시험실이 도서관 열람실처럼 자리마다 가림막이 있어서 학생 상태를 확인하려면 각 자리 뒤로 돌아가야 했다"면서 "감독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자연 계열 논술은 문제 흐름이나 주제만 알면 30분만 봐도 푸는 방법을 알 수 있다"며 "소송할 만하다. 유출된 게 정말 사실이라면 재시험 진행이 옳다"고 했다.

17학번 졸업생 서모씨는 "기억해보면 시험 때 전원을 끄더라도 핸드폰을 소지하게 해줬다. 아예 핸드폰을 걷어야 안전하다"며 "자연계 논술은 문제 하나에도 논리를 준비하느라 한참 걸린다. 문제를 미리 봤다면 정말 불공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20학번 김모씨는 "지난 몇 년 동안 논술 시험에 문제가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렸다. 나도 논술로 입학한 입장에서 괜히 불안하다"며 "시험 전 문제 유출이 있었다면 입학 금지 등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수험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답을 준비해둘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고 밝혔다.

연세대 내부에서 재시험을 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21학번 A씨는 "수험생 소송에 공감하고 재시험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험 기간인데 중간고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너무 불쾌할 것 같다. 대입 시험은 오죽할까 싶다"고 말했다.

23학번 B씨도 "상식적으로 핸드폰을 걷지 않고 시험지 배부한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게 매뉴얼이라면 매뉴얼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B씨는 "감독관이 신경 썼으면 막을 수 있던 일인데 아쉽다"며 "재시험을 치르는 게 깔끔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선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에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세대는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경위를 파악하고 경찰 수사 의뢰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연세대는 관리·감독상의 실수가 있었으나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학 측은 시험지 배포 후 촬영된 인증사진 등을 올린 당사자들을 사진 속 문제지나 답안지 필기 내용 등을 토대로 특정한 상태이다. 대학 측은 현재까지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재시험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