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퇴직연금 경쟁' 한투, 부동의 1위 미래에셋 추격 '총력'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이 가운데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보유 상품을 팔지 않고 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현물이전)' 제도가 오는 31일 본격 시행된다. 증권사에선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인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을 기회로 격차 좁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적립금 27조3755억원으로 증권업계 사업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연금을 주요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에만 적립금 4조원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적립금 규모 14조4822억원을 기록하며 연금시장에서 몸집 키우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수성 속… 한투증권 퇴직연금 존재감 확대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동맹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의 노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통해 연금사업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분산투자를 추구하고 국내에서 해외로, 주식에서 자산배분으로 투자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플랫폼 기반 영역을 확장,분산투자 문화 확산을 위해 AI(인공지능)을 결합한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들과 함께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안정적인 연금자산관리를 돕고 있으며, 별도의 전문 상담채널인 연금자산관리센터에서 수익률은 물론 고객 만족도까지 높이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해주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금융 서비스다. 2022년 9월 처음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올해 8월말 기준 약 2만2000명의 가입계좌와 약 1조6100억원의 평가금액을 달성했다.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초 평가금액 1조원을 넘어섰고 5월에는 가입계좌 2만명을 달성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전사 역량을 연금사업에 집중해 연금 적립금 4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10월 말부터 본격 시행되면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입자들의 글로벌자산배분을 지원하고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 연금 가입자들의 노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S리포트]'퇴직연금 경쟁' 한투, 부동의 1위 미래에셋 추격 '총력'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퇴직연금 강자로 분류되는 현대차증권이 포진해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접근성과 수익률에 집중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로만 보면 현대차증권(16조8082억원)이 2위다. 다만 적립액 가운데 약 78%인 12조6729억원이 자사 계열사 물량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2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본다.

단순 퇴직연금 규모로만 놓고보면 지난해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적립액 격차는 4조3608억원이었지만 1년 만에 2조6752억원으로 좁혀졌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적립액 중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과 와 개인IRP계좌 규모는 지난해 말 5조8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조35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적립액 규모 증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ETF(상장지수펀드)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까지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매월 지정한 날짜에 약정금액 범위 내에서 지정한 ETF를 자동으로 매수하는 서비스다. 약정금액은 5만원에서 1억원까지 1만원 단위로 설정 가능하며, 최대 20종목까지 지정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초에 내놓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MY AI'도 차별화된 서비스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퇴직연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my 연금'에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키스라(KISRA)를 적용해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속적으로 접근성과 수익률을 제고해나가면서 퇴직연금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며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홍덕규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본부장은 "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노후 자산을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며 퇴직금 IRP계좌 입금을 통한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가입자와 PB센터간 1대1 매칭 상담을 체계화하는 등 연금자산 컨설팅 기능을 확대하고, 온라인을 통한 직접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데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