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스피언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공모주가 고평가 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0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인스피언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뉴스1(한국거래소 제공)
지난달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인스피언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공모주가 고평가 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0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인스피언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뉴스1(한국거래소 제공)

코스닥 시장 새내기주 인스피언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 치고 있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069.1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장한 지 한 달도 안돼서 공모가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평가된 공모주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스피언 주가는 전날 8520원으로 거래를 마쳐 공모가(1만2000원) 대비 29%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상장 이후 기록한 최고가 2만1200원 보다는 60% 낮은 가격이다.


2009년 설립된 인스피언은 기업 애플리케이션(앱) 통합(EAI) 컨설팅과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SAP의 구축 파트너로 SAP 솔루션 도입을 원하는 국내 기업에 EAI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에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수요예측 시장에서 흥행하는 데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은 1069.1대1을 기록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8000~1만원으로 제시했으나 최종 공모가는 상단보다 20% 높은 1만2000원에 확정돼 공모가 기준 인스피언의 시가총액은 1216억원 수준이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100%가 상단 이상 가격을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99.53%의 기관이 최종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1538.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희망공모가의 상단을 초과하며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주가는 급락했다.

개인투자자 평균매수가 1만6662원 기준 평균손실률 49%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인스피언 주가 하락이 지속되자 개미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진다. 개인은 인스피언이 상장한 이후로 8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평균 매수가 1만6662원을 기준으로 하면 평가 손실률은 49%에 달한다. 높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면서 공모가가 회사 가치 대비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다.


인스피언은 적정기업 가치산정을 위해 공모가를 비교 대상 회사의 PER 30.71배를 적용했다. 문제는 PER 산정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을 올해 상반기 기준이 아닌 '과거 재무 수치 및 영업실적'에 기반해 작성했다는 점이다. 인스피언은 지난 3년(2021~2023) 동안 고른 성장을 이어왔으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양적·질적으로 크게 악화됐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인스피언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가량 감소했다.

애당초 수요예측 절차에 나오는 희망 공모가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는 동종업계 상장 기업들의 주가와 비교해서 공모가 희망 범위를 정한다. 이때 상장사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평가된 유수 기업의 주가와 비교하고 있다.

인스피언의 비교기업은 더존비즈온, 모코엠시스, 웹케시 등 3개 사다. 시가총액이 1조7300억원으로 인스피언의 20배 가까이 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더존비즈온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인스피언과 대비해 10배를 뛰어넘는 웹케시를 비교 기업으로 골라 회사 가치를 산정했다.

인스피언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져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핀다. 인스피언 주가가 30%가량 하락하는 동안 모코엠시스와 웹케시 주가는 각각 2.8%, 2.2% 떨어지는데 그쳤다. 더존비즈온 주가는 19.4%의 상승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공모주 불패 신화가 깨지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어설프게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가를 유치할 때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투자가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