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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노베이트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최근 연평균성장률(CAGR) 10%를 달성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시스템 통합(SI) 부문이 흔들리는 데다 체질개선을 위해 확장 중인 신사업은 주춤하다.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주주들의 근심이 커진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88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3% 줄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48.4% 하락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322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하회한 것이다.
핵심 먹거리인 SI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시스템의 유지보수 관련한 SM부문은 전년 대비 5.7% 성장했으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인 SI는 전년보다 3.9% 감소했다.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그룹사 내부거래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63.4%일 만큼 식구들의 도움이 절실한데 롯데지주가 비상경영까지 선언한 상황에서 IT 투자 여력이 있을리 만무하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유통·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까지 나돌았다. 그룹 차원에서 전체 부동산 가치는 지난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특약 위반 발생 역시 유동성이 충분한 만큼 원리금 상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힘쓰던 AI와 메타버스 사업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자회사 칼리버스는 3분기에도 영업적자 72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누적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K-팝 시장, 커머스 등을 공략 중이지만 현재로선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전기차 충전 사업도 최근 발생한 화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충전 자회사 이브이시스는 최근 미국법인 설립 등 글로벌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는 뇌관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VSIS는 전방 산업 성장 둔화로 인한 업황 부진이 아쉽고 칼리버스는 지속성 있는 수익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봤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8월27일 종가 3만1800원을 기록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면 지난 13일 1만9250원까지 주저앉았다. 20일 종가는 2만100원, 22일엔 2만150원을 기록하며 2만원대를 전전하고 있다.
2028년까지 매출 연평균 성장률 10% 이상 성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는 시각이 많다. 주력 사업이 흔들리고 신사업도 궤도에 오르기엔 역부족하다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롯데이노베이트는 그룹 전체 부진과 외부 환경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내부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