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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정치·사회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탄핵안 처리 등을 이끈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표로 가결·통과시켰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까지 12일간 일련의 과정 속 헌법적 책임을 강조하며 국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올해 67세인 그는 국회 담장을 넘으며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하고 전 세계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밤 한남동 공관을 출발해 오후 11시쯤 국회에 도착했다. 출입이 제지되자 담벼락을 넘고 본청으로 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개의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다. 이후 우 의장은 최근까지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 본청 집무실에 머물렀다. 비상계엄 사태 수습과 추가 상황 발생의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11일에는 총 119개국 의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당부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혼란 속에서도 국회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헌정 질서를 회복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국회의 노력을 신뢰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은 한국 민주주의의 이미지 회복에 앞장섰다.
지난 12일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우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적 불안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의도였다.
그는 "의회에 경고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헌정질서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정치 목적을 위해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해도 되며 국민 기본권을 정치 목적의 수단으로 삼아도 된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대통령 담화가 또 다른 오판이나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국회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14일 본회의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최근 '개별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신뢰도 부문'에서 유일하게 신뢰도가 불신을 웃도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계엄 사태 속 우 의장은 국민들에게 정치인으로서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 셈이다.
우 의장은 전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신뢰도 56%를 기록해 정치인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신뢰 41%, 불신 51%) 한덕수 총리(신뢰 21%, 불신 6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신뢰 15%, 불신 77%)와는 대비되는 결과였다.
해당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포인트)다.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