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육사가 호랑이에 물려 죽고 500여 마리의 동물들이 3년 만에 폐사한 영국의 동물원이 결국 문을 닫는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수백마리의 동물이 폐사한 '역대 최악'의 동물원이 동물 학대 혐의로 문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영국 최악의 동물원'이라는 오명을 얻은 '사우스 레이크 사파리 동물원'은 미니어처 기차에 치이거나 울타리에 감전된 동물들을 포함해 지난 3년간 총 500마리에 가까운 동물들이 죽어 나갔다.
이 동물원은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해 25만5000파운드(약 4억6454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또 동물들이 관리 소홀 등으로 죽거나 다치는 등 참혹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공개돼 충격을 줬다.
|
말발굽이 창살에 끼어 있는 얼룩말이나 싸움으로 생긴 상처가 가득한 카피바라, 자기 발을 물어뜯은 재규어, 동료에 깔려 죽은 코뿔소, 총 맞은 기린 등의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직업 체험을 위해 동물원을 찾은 학생이 위험한 동물 우리에 혼자 남겨지는 일이 발생했다.
동물원 설립자 데이비드 길은 페루 미인대회 출신인 자신의 셋째 부인을 수의사로 임명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이 동물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동물보호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동시에 우려를 표했다. 이 동물원에 있었던 동물들은 야생동물 공원으로 옮겨질 예정인데 옮겨지는 공원도 앞서 동물원과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야생동물 공원 CEO인 카렌 브루어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BBC에 "두 명의 동물원 컨설턴트를 포함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집을 찾아줄 것"이라면서 "동물들은 과도기에도 계속 보살핌을 받고 최고의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