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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조원' 규모의 중국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게임사들이 텐센트와 손을 잡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주요 기업들은 텐센트와 협력해 현지화와 규제 장벽을 극복하며 중국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텐센트와의 협약이 단기적 시장 선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8일 대표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2M'의 중국 서비스를 위해 텐센트게임즈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리니지2M은 이미 한국과 대만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으며 고품질의 그래픽과 정교한 게임플레이로 중국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넥슨도 지난 9일 자사 대표 IP인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으로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텐센트의 자회사 텐센트게임즈와 손잡았다. 텐센트는 중국 내 게임 플랫폼과 현지화 노하우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이를 통해 중국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계가 텐센트 그룹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콘텐츠 시장이어서다. 또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14억 인구의 방대한 시장 규모가 주요 성장 동력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게임사들에게 중국은 단순히 큰 시장을 넘어 필수적인 전략적 거점으로 여겨진다.
중국 게임 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도 풍부하다. 2023년 기준 중국 게임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3029억위안(한화 약 57조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13.95% 성장했다. 전세계 게임 시장이 다소 정체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지속 확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배경 중 하나다.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은 한류 콘텐츠의 유통을 제한했으나, 최근 양국 간 관계 개선 조짐과 함께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 특히 한국 게임은 독창적인 디자인, 품질 높은 그래픽, 그리고 스토리텔링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게임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협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텐센트와의 협력은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와 규제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함께 엄격한 규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중국 정부는 ▲게임 내 콘텐츠 제한 ▲플레이 시간 통제 등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 퍼블리셔이자 플랫폼 운영자로서 현지 유저들의 문화적 취향에 맞춘 콘텐츠 개발과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은 텐센트의 이러한 전문성을 활용해 규제 장벽을 넘어 성공적인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텐센트와의 협약을 맺을때 중국 시장 선점에 그치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퍼블리싱과 현지화를 주도하면서 높은 수익 배분 비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감안한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협력 초기 단계부터 장기적인 독립 운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향후 국내 게임사가 중국 시장을 독자적으로 공략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