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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가 국내 주요 공항들과 비교했을 때 800∼900 m 정도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를 사고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보다 200m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약 3750~4000m)과 김포국제공항(3600m)의 활주로보다 약 800∼900 m 정도 짧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르면 활주로 길이는 공항의 해발고도, 평균기온, 운항 항공기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가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서는 최소 3000m 이상의 활주로 길이가 필요하다. 이러한 활주로 길이는 대형 항공기의 운항에 제한을 줄 수 있고 긴 활주로가 필요한 장거리 국제선 운항에는 제약이 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에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 사고는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를 넘어 공항 외벽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해당 항공기는 오전 8시20분쯤 공항으로 접근해 착륙을 준비 중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했다. 항공기는 1차 착륙을 포기하고 공항 상공을 선회했고 관제탑에 2차 랜딩을 시도할 것을 알렸다.
그러나 랜딩기어(바퀴)가 나오지 않았고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에 들어갔다. 항공기는 렌딩기어 없이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달리다 속도를 줄이지 못해 빠른 속도로 외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짧으면 착륙 시 제동과 조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특히 비상 상황에서는 충분한 길이가 사고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랜딩기어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활주로 길이만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무안공항이 활주로 증설공사를 진행 중인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남도는 무안공항의 대형 항공기 운항을 확대하기 위해 활주로 연장을 정부에 건의했고 현재 2조7413억 원을 투입해 활주로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활주로 증설공사는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가 짧아서 생긴 사고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