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서울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단지 내 상가 분양도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부동산경기 침체 여파로 서울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단지 내 상가 분양도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고덕강일지구와 내곡도시형생활주택 내 상가 26실에 대한 분양에 나섰지만 주인을 찾은 물량은 단 2실에 불과했다. 서울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주거단지 내 상가 분양도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침체기를 대변한다.

14일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오는 3월 준공 예정인 고덕강일지구 2단지 상가 6실에 대한 분양을 최근 진행한 결과 1실만 2억9355만원에 팔렸다.


분양 예정 가격은 최저 2억9355만원부터 최대 4억1921만원인데 단 1실만 최저가로 팔렸다.

고덕강일지구 상가 가운데 6호는 2025년 3월 준공 예정인 2단지 내에 위치한다. 인근에 고덕 혁신산업 및 상업복합단지 '고덕 비즈밸리'가 있어 서울시 동부권의 새로운 상권이 형성될 예정인 것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시장 반응은 잠잠했다.

고덕강일지구 18실과 내곡 도시형 생활주택(서초선포레) 2실 등 재공급에 나선 상가 총 20실 중에서도 4단지 상가 1실만 2억9767만원에 낙찰됐고 나머지 19실은 세번이나 유찰이 거듭됐다.


분양 예정 가격을 지난 공급 당시 예정 가격보다 평균 13~19% 낮췄지만 입찰자는 나오지 않았다.

고덕강일지구 상가는 강일·미사지구와 연계되는 입지 조건과 6700여가구 대단지, 서초선포레는 내곡지구 4600가구 배후 수요를 품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경기 불황 등 여파로 서초·강남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상가 경기 침체를 피하지 못하고 통매각을 추진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상가 거래량(2830건·부동산R114 집계 기준)도 전년(7065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며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한다.

최근 서울시는 단지 내 의무 상가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며 반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규제 철폐 1호 과제로 '상업·준주거지역 내 비주거 시설 비율 폐지 및 완화'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12월19일 오 시장 주재로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규제철폐를 핵심 안건으로 논의한 뒤 20여 일 만에 도출된 첫 개선안이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1~6월) 중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등 주거복합건축물의 상가 비율을 연면적 2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일반·근린 상업지역에 임대주택이나 공공기숙사를 도입할 때는 주상복합이 아닌 주택 100% 단일 공동주택도 허용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1호 과제인 비주거시설 비율 규제철폐가 가동되면 우선 대규모 개발사업의 장애로 인식된 상가 의무 면적이 대폭 폐지·축소돼 시장 수요에 맞는 적정 규모의 상가 공급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축소된 상가 면적만큼 주거 또는 업무시설 등 필요 용도 공급의 확대가 가능하게 돼 개발사업이 활성화되고 지역별 특성과 수요에 맞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건축계획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