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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회장 취임 후 한국철강협회가 5년 만에 신년 인사회를 재개했다. 철강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과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고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철강협회는 14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2025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를 개최했다. 신년회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장인화 한국철강협회 회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박성희 KG스틸 사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석희 TCC스틸 부회장,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2020년 개최 후 5년 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철강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년회를 개최해 왔다. 신년회는 회원사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사의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인사가 참석해 왔다. 이들은 행사를 통해 업계 현안을 논의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신년회가 열리지 않은 것은 최정우 전 회장 임기 중인 2021년부터다. 전 정권에 취임한 최 전 회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등 정부의 행사에 배제됐다. 한국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재계 5위 그룹임에도 모든 행사에 초청받지 못하면서 '포스코 패싱' 논란이 일었다.
장 회장 취임 이후 철강협회가 위상을 되찾으면서 신년회를 재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협회의 신년회에는 산업부 인사가 참석해 왔다. 최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뒤 처음으로 열린 2019년 신년회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참석해 철강산업계와 정부의 협력을 강조했다. 2020년에는 정승일 산업부 차관이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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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사엔 안 장관이 행사에 참석해 철강업계의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축사를 통해 "산업의 쌀로서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의 경쟁력에 기여하는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거의 노력을 경험삼아 미래 신시장의 수요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U(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2026년도 시행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민관 협력을 통해 신속한 대응의 필요하다"며 "민관 협력 플랫폼인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TF' 출범을 통해 대미 통상 현안 대응에 주력하고 철강 수요 전망과 경쟁력 분석, 저탄소 철강 전환 방안을 논의를 통해 경쟁력 강화방안을 상반기까지 마련해 철강업계 노력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2025년도에도 철강 수요의 위축,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심화, 저탄소 경제 체제로의 전환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강산업은 정부와 업계의 협력을 통해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방 수요산업과의 기술 협력 강화와 후방 산업과의 연·원료 조달 효율화를 통해 철강 생태계의 강건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장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주요 정부 행사에 공식 초정되며 패싱 논란을 잠재웠다. 전임 회장과는 달리 정부 주관 행사에 잇따라 초청되는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도 동행하면서 재계 5위 그룹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는 장 회장을 중심으로 정부와 협력해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산 저가 물량이 증가하며 고전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철강재가 900만톤에 달했다. 이는 2020년 대비 50%(300만톤) 증가한 규모다.
장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과 철강 수요 저성장으로 미국,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및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철강업계도 정부, 협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면서 한마음 한뜻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