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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을 가른 임시 주주총회가 23일 개최되는 가운데 주총 현장에 노조가 대거 집결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을 규탄했다.
이날 임시 주총 개최장소인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는 주총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수십명의 노조가 현장을 찾아 MBK·영풍을 규탄하는 피켓을 든 채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피켓에는 '돈만 생각하는 투기자본 MBK' '무능한 경영진 적자기업 영풍' '환경오염 최대주범 영풍이 웬말이냐' '적대적 M&A 당장 철회해야' 등의 문구가 적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 및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심의·표결한다.
당초 최 회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한 뒤 곧바로 이를 통해 이사를 선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최근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MBK·영풍이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던 중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전날 '순환출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려아연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일부를 취득하며 영풍 전체 발행 주식의 10.3%를 확보한 것.
이를 통해 '회사와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는 상법 상 규정이 성립돼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반면 MBK와 영풍은 SMC가 해외법인인데다 유한회사여서 의결권 규정이 성립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에 따라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상법 규정 적용 여부를 놓고 양측의 첨예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임시 주총 자체가 파행을 빚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