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시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설 명절,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시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설 명절,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환율과 유가가 동반 상승해 물가 압박이 커지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도 더욱 짙어졌다. 특히 연휴 기간 귀성·귀경 차량 이동 증가로 기름값 부담과 함께 식품·생필품 가격까지 줄줄이 상승 서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은 지난 28일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7.96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1년2개월 만에 1800원을 넘긴 이후 8일 연속 이를 웃도는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 흐름은 국제유가 상승과 더불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고환율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자체가 올랐고 고환율 영향으로 이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또다시 비싼 값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기름값은 수입 물가와 생산자 물가를 높이면서 소비자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고유가 영향은 이미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석유류 물가(1.0%)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11월(1.5%)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서 고착된 것도 문제다. 고환율은 유가뿐만 아니라 에너지·식품 등 수입 물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며 체감 물가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1(2020=100)로 지난해 11월(119.10)보다 0.3% 오르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지수는 142.14로 전월 대비 2.4%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환율·고유가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이상 유지될 경우,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예상치(1.9%)보다 0.15%포인트 높아져 2.05%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환율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일부 물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지만, 고환율과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금리·환율의 삼중고 현상이 이어져 서민 경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