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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8단 제품 퀄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2% 하락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6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2.23%) 내린 5만2500원에 거래된다. 장 중 최저 3.72% 내리며 5만1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0일(현지 시각)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중국용 인공지능(AI) 가속기에 공급할 HBM3E 8단 제품 퀄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HBM3E 8단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한 최신형 HBM3E 제품의 이전 모델이다.
HBM3E 12단 제품은 아직 품질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3E 8단 제품이 퀄테스트를 통과하며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중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딥시크 여파로 인해 퀄테스트 통과 호재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개장하지 않은 동안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급락했다.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사양 AI 칩을 사용하지 않고도 고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한 것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현지 시각) 엔비디아 주가는 12.59%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지난해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9.9% 증가한 6조 492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오전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조78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다만 핵심 사업인 반도체(DS,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30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 원에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3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가 반등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엔비디아 공급이 본격화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역사적 하단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는 향후 호재에 민감한 주가 영역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올해 3분기부터 엔비디아 공급 본격화가 추정되고 AI주문형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등으로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1분기 실적 저점을 확인한 후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김광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 있어서 HBM 실적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며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선 범용 메모리 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가는 모습과 HBM3E 12단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임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