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200은 안전장비는 유지하면서도 실속을 차린 모델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200은 안전장비는 유지하면서도 실속을 차린 모델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브랜드의 '허리'다. 많은 판매량을 책임지는 볼륨모델이자 플래그십 'S클래스'와 엔트리 라인업을 이어주며 상위 모델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시승한 'E200 아방가르드'는 국내 판매 중인 11세대 E클래스의 기본형이다. 지난해 1만540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가 좋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안전기능은 충실히 갖추면서도 과도한 편의품목을 덜어내 가격을 낮췄다. 대표적으로 동승석과 뒷좌석 모니터, 뒷좌석 통풍시트 등을 제외했지만 뒷좌석 에어백은 그대로다.

메르세데스-벤츠 E200. /사진=박찬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200. /사진=박찬규 기자

E200은 20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총 3개 분야 20개 항목 평가 결과 종합점수 1위를 차지했다. 유로NCAP에서는 11세대 E클래스가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충돌안정성 외에도 능동형 안전장비도 충실히 갖춰 탑승자를 보호한다. 주차 시 페달 오조작으로 대형사고가 많이 나는 점을 막기 위해 주차 시 충돌 가능성이 있으면 차 스스로 적극적 속도를 제어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200의 실내. 꼭 필요한 기능은 다 갖췄다. /사진=박찬규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200의 실내. 꼭 필요한 기능은 다 갖췄다. /사진=박찬규 기자

주행 상황에서도 앞차와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자 안전띠를 '팍팍팍' 여러 차례 잡아당기면서 '삐삐삐' 소리로도 경고한다. 그보다 더 급박한 상황에선 경고와 함께 스스로 멈춰 서기까지 한다.

이처럼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성을 보이지만 안전한 상황에선 운전자 의도대로 달리도록 철저히 보조자 역할로 물러난다. 차는 다루기 쉽다. 승차감을 유지하기 위해 부드러움을 갖추면서도 그렇다고 차가 좌우로 흔들리진 않는다.

가속감은 무난하다. 가속 페달을 콱 밟았을 때 반응은 벤츠 특유의 느긋함이 느껴진다. 빠릿빠릿하지 않지만 꾸준히 가속되는 힘은 충분히 전달된다. 어디까지나 편안한 고급 세단인 만큼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보다는 가족 여행 등 여유 있는 주행에 어울린다.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상위모델을 사면 된다.
최고출력 204마력의 힘을 낸다. /사진=박찬규 기자
최고출력 204마력의 힘을 낸다. /사진=박찬규 기자

E200은 배기량 1999cc의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04마력(@6100rpm), 최대토크 32.6kg.m(@2000~4000rp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속 시 최대 17 kW의 힘을 보탠다. 변속기는 개선된 9단 자동변속기(9G-TRONIC)가 탑재됐다.


특히 최신 버전의 주행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굽은 길에서도 적극적으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도록 돕는다. 운전실력이 꽤 좋아서 이질감이 적다. 정체구간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도 효과적이다.
뒷좌석 가운데 시트는 앞으로 젖혀져서 스키와 스노우보드 등을 실을 때도 유용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뒷좌석 가운데 시트는 앞으로 젖혀져서 스키와 스노우보드 등을 실을 때도 유용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실속 있는 벤츠 E200은 BMW 520, 제네시스 G80 등과 경쟁한다. C클래스는 좁고, S클래스는 부담스러운 이들은 물론 화려한 기능이 필요 없는 운전자에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

가격은 2024년형 7290만원, 2025년형 7380만원이다.
편안히 탈, 적당한 벤츠 세단을 원하는 이들에겐 매리트가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편안히 탈, 적당한 벤츠 세단을 원하는 이들에겐 매리트가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