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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매출 기준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를 탈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바탕으로 상위 10대 업체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5일 가트너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6260억7100만달러로 2023년대비 18.1% 증가했다.
조지 브로클허스트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프로세서가 2024년 칩 부문을 이끌었다"며 "인공지능(AI) 기술, 생성형 AI 워크로드에 대한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가 2024년 스마트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반도체 매출은 전년(648억달러)대비 73% 급증한 1120억달러이다.
반도체 공급업체의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특히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업체 중 9개 업체가 매출이 증가하면서 순위가 요동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에 힘입어 지난해 665억2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409억4200만달러)대비 62.5% 급증한 실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0.6%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인텔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인텔은 지난해 491억89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상승률이 전년대비 0.1%에 그쳤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7.9%이며 순위는 전년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AI PC와 코어 울트라 칩셋을 비롯한 제품군을 출시했지만 AI 가속기의 부진과 x86 비즈니스의 더딘 성장세를 상쇄하지 못한 영향이라는 게 가트너의 설명이다.
미국 엔비디아는 AI 사업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2023년 대비 83.6% 급증한 459억8800만달러를 기록, 7.3%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순위 역시 2023년 5위에서 3위로 두계단 뛰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매출도 86.0% 상승한 428억2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6.8%를 점유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상승률은 상위 10개 업체 중 가장 높다. 순위 역시 6위에서 4위로 두계단 상승했다. 가트너는 "메모리 평균판매가격 상승과 AI 애플리케이션용 HBM 분야의 선도적인 입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의 매출은 2023년 292억2500만달러에서 지난해 323억5800만달러로 10.7% 늘었으나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마이크론은 매출이 161억2300만달러에서 278억4300만달러로 72.2% 치솟으며 순위가 12위에서 6위로 6계단이나 뛰었다.
이 외에 브로드컴과 AMD, 애플은 전년대비 매출이 각각 7.9%, 7.4%, 4.6% 증가했지만 순위는 각각 4위에서 7위, 7위에서 8위, 8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는 상위 10개 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이 6.0% 감소하며 순위가 9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한편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71.8% 성장했으며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2%로 증가했다. D램 매출은 전년 대비 75.4%, 낸드 매출은 75.7% 증가했다.
특히 HBM 생산이 D램 공급업체의 수익에 크게 기여했다. HBM 매출은 2024년 전체 D램 매출의 13.6%를 차지했다. 비메모리 매출은 2024년 6.9% 증가했으며 총 반도체 매출의 74.8%를 차지했다.
브로클허스트 VP 애널리스트는 "메모리와 AI 반도체가 단기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HBM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2%까지 증가하고 HBM 매출은 66.3% 증가한 198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